금융자산을 10억원 넘게 가진 국내 부자가 16만7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2억1000만원, 총액은 369조원으로 가계 총 금융자산의 14%를 차지했다.

KB금융연구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 한국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2012년보다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12년 증가율(14.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연구소는 “낮은 예금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내수경기 부진 등이 지속되며 보유 자산의 투자 성과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금융부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7만9000명(47.3%)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가 3만2000명(19.3%), 부산이 1만3000명(7.6%)이다. 부자 수 증가율은 울산(9.5%)이 가장 높았고 서울과 부산(각 1%)은 평균(2.5%)에 못 미쳤다.

부자들의 자산은 부동산(54.1%), 금융자산(39.6%), 예술품·회원권 등 기타(6.3%)로 구성됐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작년(55.4%)보다 줄고 금융자산(작년 38%)은 늘어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감지됐다.

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전국의 자산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는 최소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생각했다. 300억원 이상이라고 말한 응답자도 16.3%에 달했다.

부자들은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대상으로 부동산(28%)을 지목했다. 국내 주식(14.3%), 국내 펀드(13.3%), 저축성보험(11.3%)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자산관리의 최대 관심사로는 23.3%가 부동산정보를, 은퇴준비 수단으로는 부동산(50.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