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실존주의 문학 선구자'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는 인간 운명의 부조리(不條理)와 존재의 불안을 극한으로 표현한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다. 그의 대표작 ‘변신’은 어느 날 깨 보니 갑자기 벌레로 변해 시름시름 앓다 죽는 샐러리맨이 주인공이다. 이 주인공은 당시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비극적 삶을 살다 떠난 그의 서글픈 모습에 다름아니다.

그는 1883년 체코(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프라하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자신을 ‘무능하다’고 몰아붙이는 아버지와 종종 대립했다. 가족 간 불화와 함께 동생들의 잇단 죽음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운 유년기를 보냈다. 어려서 죽지 않은 그의 여동생 3명은 모두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죽었다.

프라하 카를대에서 아버지 뜻에 따라 법학을 공부한 뒤 짧은 법원 서기 생활을 했다. 이후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두기까지 여러 보험회사에서 일했다. 1908년 노동자 상해보험회사에 입사해 노동 현장의 비참함을 직접 목격했다. 개인의 고독, 무력감에 대한 깊은 통찰은 여기서 비롯됐다.

1917년에는 폐결핵이 발병했다. 1922년 ‘성’을 집필했고 1924년 병이 악화돼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죽을 때까지 창작열에 불탄 그는 “한 권의 책은 고통을 주는 불행처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처럼, 자살처럼,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처럼 충격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 프란츠 카프카

1883년 7월3일 체코 프라하 출생
1901년 카를대 입학
1906년 법원 서기
1912년 ‘실종자’ ‘변신’ 집필
1914년 ‘심판’ ‘유형지에서’ 집필
1924년 6월3일 타계

이해성 기자 l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