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PK 선언 때는 진짜"…선수연기 오심 또 도마 위에

페널티킥을 얻어 네덜란드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긴 공격수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할리우드 액션'을 고백하고 나섰다.

로번은 30일(한국시간) 멕시코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16강전이 끝난 뒤 네덜란드 NO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페널티킥을 얻으려고 한 차례 일부러 넘어진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날 페널티지역에서 상대와 겨루다가 세 차례 넘어졌으나 주심은 마지막에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로번은 "전반전에 한 차례 (페널티킥을 얻으려고) 고의적으로 넘어졌다"며 "어리석은 짓이고 사과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딱 걸려서 넘어지는 순간이라고 보일 때가 있어 넘어지는데 수비수가 마지막 순간에 발을 쏙 빼서 실제로 반칙이 되지 않는 때가 종종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로번은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페널티킥은 "상대 반칙 때문에 넘어졌다"고 연기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선수가 페널티지역에서 반칙을 당한 것처럼 연기했다고 로번처럼 시인하는 사례는 드물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정색하며 반칙이 맞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할리우드 액션이 비신사적 행위로 경고를 받을 사안인 데다가 직업선수의 도덕성과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미겔 에레라 멕시코 감독은 로번이 세 차례나 페널티킥을 얻으려고 일부러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다이브·dive)에 경고가 주는 규칙을 들어 로번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돼야 했다고 강조했다.

페널티지역 할리우드 액션은 오프사이드, 골라인과 더불어 축구계에서 3대 골치 아픈 판정으로 인식돼 왔다.

오심이 바로 골이나 노골로 연결돼 승부를 결정할 수 있어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판정 논란이 이어질 때가 잦았다.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 골이 됐는지 따지는 골라인 판정은 전자 기술의 도입으로 논란의 여지가 사라졌다.

그러나 최종수비와 골키퍼 사이의 뒷공간을 한순간에 내주는 오프사이드, 페널티킥을 주는 할리우드 액션 판정은 아직 고민으로 남아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이 두 사안에 대한 논란을 없애려고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