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기업 이익 정체로 주가 부진에 허덕이던 국내 증시가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하다. 여의도 증권가(街)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이 상반기 내내 이익 전망을 내려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외한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금융, 통신서비스 등은 비교적 이익 전망이 탄탄하다.

26일 '한 발 빠른' 애널의 탐방보고서 등에 따르면 2분기 실적 기대주(株)는 '어닝 시즌' 전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지금이 한국항공우주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 주가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 수주 지연 탓에 최근 고점 대비 14% 이상 빠졌다.

한국항공우주의 2분기 영업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31.6%와 111.7% 급증한 6023억 원과 437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양호한 것은 FA-50, KUH 헬리콥터, 이라크 완제기 수출, B787 기체부품 등의 매출 인식 본격화 때문이라는 것. 2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과 전분기보다 2.8%포인트와 1.6%포인트 개선된 7.3%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증권사 섬유의복 담당인 김혜련 애널은 영원무역을 2분기 실적 개선주로 꼽았다.

영원무역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9.9% 성장한 3175억 원, 영업이익의 경우 6.0% 늘어난 5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및 신규바이어 주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신설 라인을 포함한 가동률까지 100%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

김 애널은 "더욱이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2분기 달러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5%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을 맞이한 여행주도 실적 전망이 밝다.

하나투어의 별도기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1%와 6.4% 증가한 715억 원과 45억 원, 모두투어의 경우 8.4%와 72.9% 급증한 324억 원과 31억 원으로 전망됐다.

NH농협증권 정수현 애널은 "하나투어는 상품 단가가 높은 유럽 지역의 송출객 수가 지난 4~5월 동안 전년보다 증가해 패키지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매출액 증가를 이끌었다"고 판단했다.

모두투어에 대해서도 "2분기 전체 송출객수는 태국 시위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여행 심리 위축과 공무원 단체 연수 수요 축소로 인해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지만, 이곳 역시 상품 단가가 높은 유럽 지역 송출객이 같은 기간 동안 지난해에 비해 32.2%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무학오뚜기의 2분기 실적이 우선 양호할 것으로 애널이 '매수' 추천했다.

신영증권은 무학의 2분기 지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74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연고지 인근의 경쟁이 일단락돼 비용 통제가 수월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오뚜기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와 1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증권사 김윤오 애널은 "2분기에도 탄탄한 이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점유율 상승에 따라 외형이 성장했고 과당 경쟁 지양으로 비용이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정반대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곳도 나왔다.

기아차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와 32% 줄어든 12조6775억 원과 771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이는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93원 떨어져 수익성 둔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한화케미칼과 네이버의 2분기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한화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44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기대치, 633억 원)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고, 네이버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전기 대비 13%와 46% 이상 큰 폭 감소한 1328억 원과 121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네이버는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중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가 진행될 것으로 이트레이드증권은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