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앤피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의 행보에 금융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으로 금융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자산 규모를 30% 이상 늘려 부러움을 샀다. 연체율도 안정적이다. 저축은행을 인수해 내달께 제도권 금융으로 성큼 진입하는 점도 관심이 높아진 배경이다. 이에 따라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대부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이 20 대 1을 웃돌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부업 이미지' 떨쳐낸 러시앤캐시
○해외파도 지원하는 ‘대부업체’

24일 러시앤캐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2719명이 몰렸다. 24.1 대 1의 높은 경쟁률이다. 2010년 상반기 경쟁률이 5.6 대 1이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지원자 수(상반기 기준)는 2010년 713명, 2011년 1159명, 2013년 1873명, 2014년 2719명으로 급증했다.

지원자의 수준도 높아졌다. 상반기 공채에서 중국 미국 대학 출신인 ‘해외파’가 전체 합격자의 5%에 달할 정도다. 지난달 실시한 임원 공개모집에는 시중은행 부행장 출신을 비롯, 보험사 저축은행 캐피털사 출신 임원 등 100여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고급 인력이 몰리는 이유는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 해외시장 개척, 프로 배구단 인수 등으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 러시앤캐시 회장은 ‘러시앤캐시를 종합금융서비스그룹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착착 실행 중이다.

○저축銀 인수…종합금융그룹 꿈꿔

금융권 전반이 저성장으로 고전 하는 와중에 러시앤캐시는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실적을 내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매년 1000억원 안팎에 달한다. 2012년 1조4959억원이던 자산은 2013년 2조678억원으로 한 해 만에 40%가량 불었다. 외형성장에도 연체율이 안정적인 점이 돋보인다. 지난해 연체율은 8% 선으로 한 해 동안 2%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이 평균 20% 선인 것과 대비된다.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소매금융업체임에도 연체율이 안정적인 이유는 우수한 신용평가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앤캐시는 2006년 미국 최대 신용정보평가회사 파이코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양질의 고객을 선별해 신속하게 대출해 주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1~3등급인 우수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점에서 금융권은 러시앤캐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예주와 예나래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다음달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때 러시앤캐시의 경쟁력을 스터디해본 적도 있다”며 “우수 대부업 고객을 잘 활용하면 저축은행 영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