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에서 서울대, 그리고 삼성 입사…'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계속된다
“제 좌우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불행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행복이 찾아오더라고요.”

2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2014’ 첫 강연자로 삼성의 한 사원이 무대에 섰다. 보통 최고경영자(CEO)들이 올랐던 무대에 선 김성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원(26·사진)은 보육원·고아 출신이란 어려움을 딛고 서울대를 나와 올해 입사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 후배 대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열정락서에 나왔다.

고아에서 서울대, 그리고 삼성 입사…'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계속된다
김 사원은 일곱 살 되던 해 어머니의 가출로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데리러 오겠다”던 아버지는 5학년이 됐을 때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는 보육원 형들의 괴롭힘이 싫어 중학교 2학년 때 보육원을 나왔다. 학교 급식 한 끼만으로 하루를 버티며 자취를 했다. 하지만 배고픔보다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끝없는 외로움이었다. 결국 1년 만에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다른 보육원의 문을 두드렸다.

안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새 보육원에서 김 사원은 외로움과 배고픔 때문에 신경 쓰지 못했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미래를 만들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악착같이 공부에 매달린 끝에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에 합격했다. 그리고 올해 졸업 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입사해 바이오의약품 품질보증 업무를 맡고 있다. ‘바이오 전문가’가 되겠다는 그의 꿈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김 사원은 자신이 찾은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가선 비슷한 처지에 놓인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 5월 삼성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에서는 강연자로 나서 살아온 이야기를 동기 사원들에게 전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