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성현 기자
사진/ 변성현 기자
[ 박희진 기자 ] 올 여름 대학들의 학생 유치 경쟁이 뜨겁다. 다가오는 수시모집을 겨냥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더 친절하고 재미있게 진화한 입시설명회가 줄을 잇고 있다. 수험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캠퍼스로의 초대도 마다하지 않는다. 총장도 입시 홍보 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시모집 기간이 다가오면서 대학별 입시설명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학들은 각양각색 설명회를 마련해 여름방학 수험생 마음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어디든 찾아가는 대학들총장님도 나섰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지방 고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입시설명회’를 연다. 다양한 지역 출신의 지원자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전국 대도시를 순회하며 거점지역 중심으로 열리는 설명회가 많다.

연세대와 한국외대, 서강대 등은 4~8월 대구 광주 울산 인천 등을 돌며 거점지역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는 이달까지 전국 12개 광역시·도 교육청 입시설명회를 마쳤다.

대입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도시와 도서 및 산간벽지 소재 고교에도 대학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 14일부터 중소도시를 중점 공략하고 있다. 이달 29일까지 안동 순천 목포 진주 군산 등 전국 12개 도시를 순회하는 지역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조정훈 성균관대 입학처 계장은 “중소도시 수험생과 학부모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시정보를 구하기 힘들 수 있다” 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성균관대 입학전형을 포함해 전반적인 입시제도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국대는 2012년부터 대학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산간벽지 소재 고교를 방문해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울릉군과 봉화군 등 경북 소재 6개 도서벽지를 찾아간다. 수도권에선 건국대 합격생을 배출하지 못한 인천 옹진군 소재 도서의 20개 고교도 방문한다.

지방대 총장들은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발로 뛴다. 해당지역은 물론 타지역 고교를 직접 찾아 수험생들에게 입학 정보와 학교 시설 및 장학·복지 제도 등을 설명한다.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은 2011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입시설명회를 위해 전국 고교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부터 서울 경기 강원 등 11개 타 시·도 고교를 잇따라 방문했다.

전주교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험생들은 해당지역 교대 진학을 선호해 전주교대엔 전북지역 학생들의 지원이 많았다” 며 “총장님이 직접 전국 고교를 방문하고 나선 뒤 다른 지역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설동근 동명대 총장도 2012년 취임과 함께 학교 알리기 전면에 나섰다. 부산시교육감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부산지역 수험생들에게 입시 및 진로정보를 제공해왔다. 올해도 설 총장은 입시설명회에 직접 참여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말로만 하는 설명회 'NO' … 체험하고 찾아보고

차별화를 위한 이색 입시설명회도 눈에 띈다. 단순한 설명보다 체험을 통해 진로상담과 입시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체험형 설명회가 새 트렌드로 떠올랐다.

건국대는 지난달 21일부터 한 주간 전국 고교생 700여 명을 초청해 전공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초청된 학생들은 건국대 수의과대학과 동물병원에서 심장해부학 실습에 참여하는가 하면 교수·재학생과 함께 박물관을 견학하며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총 12개 학과에서 전공실습, 현장탐방 등을 진행했다.

건국대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참여 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막연히 알고 있던 전공의 커리큘럼과 졸업 후 진로 등을 자세히 알게 돼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며 “2011년 처음 실시한 이후 매년 신청자 수와 참여 학과가 늘고 있으며 전공체험에 참여했던 학생이 해당 학과에 지원해 선발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고교에서 대학 전공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교생들의 진로설정과 적성탐구에 직접 도움을 주고자 지난 4월부터 교수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인문 자연공학 의학 계열별로 전공과목에 대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굳이 설명회장을 찾지 않아도 생생한 입시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입학설명회도 인기다. 한양대가 지역간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도입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설명회에 참가하지 않고도 온라인 ‘원클릭 서비스 설명회’를 통해 9개 입학전형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대학들이 입시설명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폭 바뀐 수시전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시전형은 교육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4개 유형으로 간소화 됐다. 융합형 모집단위 전형이 신설되고 어학특기자 전형이 축소·폐지되는 등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수시모집 접수가 시작되는 9월 전에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달라진 입시제도와 입학전형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몇 년 전까지 유행하던 대학가의 연합설명회는 예전만큼 보기 힘들다. 각 대학들이 입학 정보를 심층적으로 전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S대 입학처 관계자는 “최근에 학부모와 수험생이 입학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많아예전만큼 연합설명회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 며 “학교별 단독설명회에 집중하면서 지자체나 교육청 주최의 입시박람회에 많이 참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명회를 찾지 않고 입학처에 직접 전화 문의하거나 1 대 1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는 학부모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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