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6월 거듭 고사해오던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 대다수 국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현역 시절 최상급 경기조율 능력과 폭넓은 시야, 탁월한 상황 판단력 등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던 홍 감독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 신화를 써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올해 1월부터 시작된 홍명보호의 월드컵 평가전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멕시코와 미국에게 각각 0대4, 0대2로 연이어 무릎을 꿇었다.

이후 그리스를 2대0으로 누르며 전력을 정비하는가 싶더니 다시 튀니지에게 0대1로 밀렸고, 마지막 평가전인 가나와의 경기에서는 0대4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로써 축구대표팀은 올 들어 치른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총 2승4패의 기록을 남겼고, 월드컵을 한 달 앞둔 5월 이후 있었던 2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패하며 월드컵 조별 예선 통과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홍명보호의 평가전 성적은 2002년 이후 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팀 평가전 성적 중에서 가장 나쁜 축에 속한다.

가나 전 완패에 실망한 국민들은 축구대표팀에게 분노의 화살을 쏘아댔다. 그 중심에 위치한 홍 감독에게는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힐난이 쏟아졌고, 수면 아래에 있던 16강 비관론이 고개를 쳐들었다.

하지만 막상 월드컵이 개막되자 국민들은 평가전에서의 악몽은 잊는 분위기다.

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8일 러시아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은 점유율 싸움에서 우위를 잡고 러시아를 몰아 붙였다. 결과는 1-1 무승부 였지만 선수들은 최근 평가전 2연패의 부진을 떨쳐 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 3차(사진) 고층에 한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지도는 타워팰리스 3차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 3차(사진) 고층에 한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지도는 타워팰리스 3차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타워팰리스 입주 당시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 시달려

홍 감독은 한국의 비버리힐스를 표방한 고급 아파트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초고층 주상복합형에 스포츠 센터를 갖추고 홈 네트워크까지 구축한 인텔리전트 아파트로 이름난 곳이다. 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꿈꾸기 어려운 그야말로 '귀족 아파트'다.

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잠시 포항스틸러스에 복귀했을 때 타워팰리스 3차 전용 176.2㎡(약 53평형)을 선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건물이 준공된 2004년에 이곳에 입주했다.

홍 감독이 타워팰리스로 이사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질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검소하고 소박한 그의 이미지와 동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꼭 그런 호화아파트에 살아야 하나', '공차서 돈 많이 벌었네' 등등 비판 글들을 올렸다.

그러나 이보다는 '축구선수는 고급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자기가 벌어서 산 건데 무슨 상관이냐',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다더니 별걸 다 시샘한다' 등등의 우호적인 글들이 더 많았다.

이와 관련 홍 감독은 "부정하게 축재한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고생하며 열심히 벌어 마련한 아파트"라며 "일본 생활을 접으면서 잠실 쪽의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타워팰리스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타워팰리스를 분양받았던 시기는 IMF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일반 아파트와 타워 팰리스 분양가가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분양금은 5~6차례에 걸쳐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타워팰리스 3차 176㎡(약 53평)의 시세는 약 30억원을 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3㎡(1평)당 약 56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이 타워팰리스를 구입했던 2002년 당시 타워팰리스 3차 176㎡의 분양가가 6~7억원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2년 새 5배가량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