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을 겨냥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한경 보도다. 최근 큰 투자손실을 봤던 브라질 펀드에 다시 한 달 사이에 20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이 몰리고, 아프리카와 중동에 투자하는 펀드도 많이 팔린다고 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 단기 채권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직장인 등 개인투자자들까지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고 대박만 바라보며 길게 줄을 선 쏠림현상이 심상치 않다.

물론 저금리에다 주가도 지지부진해 금융 투자가 매력을 잃은 상황이다. 1년 정기예금은 물론 3년짜리 국고채 같은 상품도 시중 실세금리가 연 2%대에 불과하니, 고수익에 대한 갈증이 크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금융이든 실물이든 어떤 투자도 기대수익이 높을수록 손실을 볼 위험도 비례적으로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세계 금융시장이 평온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산 버블 경계론이 제기된 지 이미 오래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 중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얼마 전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폭풍전야라고 경고했던 것도 그런 차원이다. 영국에선 금리인상 소리도 나온다. 양적완화, 저금리가 마냥 지속될 수 없다.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돈이 무한정 풀리고 금리도 제로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리스크에 마비 혹은 둔감해져 버린 상황이다. 금융회사들부터가 그렇다. 한 대형 증권사는 브라질 펀드가 위험하다며 판매를 금지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판매를 재개했다. 증권사들은 얼마 전에는 헤알화 가치가 최근 3년간 36% 떨어져 펀드가 큰 손실을 봤다고 야단이더니 이제는 브라질 국채 만기(10년) 안에 30%만 되올라도 대박 난다며 다시 투자자를 불러 모은다. 아프리카 펀드, 중동 펀드도 다르지 않다. 과연 이들 나라의 사정을 얼마나 꿰고 있는지 의문만 든다. 실패했던 중국 펀드, 베트남 펀드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다.

위험을 보지 않는 쏠림현상은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세계적인 위험 둔감현상이 겹치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에 위기가 터지면 재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