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를 찾은 한 관람객이 16일부터 열리는 ‘째깍째깍 아트 스펙트럼-그림이 있는 벽시계’전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를 찾은 한 관람객이 16일부터 열리는 ‘째깍째깍 아트 스펙트럼-그림이 있는 벽시계’전에 출품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사진보다 더 정교한 극사실주의 화풍의 대가 주태석 씨의 ‘자연·이미지’는 녹색 톤의 정갈한 나무와 숲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마치 인공적인 조명처럼 느껴지는 빛에 그림자가 어우러져 조형미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주씨 그림을 비롯해 이종구, 최한동, 김춘옥, 송필용, 여태명, 김충식, 왕열, 임효, 정현숙 씨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벽시계와 함께 담아낸 아트 상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경갤러리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로비에서 16일부터 20일까지 여는 ‘째깍째깍 아트 스펙트럼-그림이 있는 벽시계’ 전이다. 국내 유명 작가 30여명의 작품 30여점이 걸린다.

저탄소 친환경 플라스틱을 활용해 디지털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한 아트상품 벽시계는 표면에 나타나는 질감이 섬세하고, 색감이 생생히 살아나며 변색될 우려가 없다. 따라서 영구보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미술센터(대표 이일영)가 지난 2년 동안 개발한 끝에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그림값이 비싸 작품 소장을 망설였던 컬렉터들에겐 소액으로 집안 분위기를 산뜻하게 꾸밀 수 있는 기회다. 첫선을 보이는 전시의 뜻을 담아 작품별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균등하게 제작 원가인 점당 15만원에 판매한다.

벽시계 이미지는 한국화부터 사실주의, 추상화, 서예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산사의 새벽, 화사한 색채로 덮인 자연, 꽃비가 내리는 듯한 수련, 자연의 미감이 물씬 풍기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사용됐다.

최근 재단법인 ‘아름다운 맵’ 이사장을 맡은 한국화가 김춘옥 씨의 작품 ‘자연-관계성’ 시리즈가 아트상품 벽시계 이미지로 관람객을 맞는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묵직한 철학적인 주제를 갖고 서양 미술에서 주로 쓰이는 콜라주와 데콜라주라는 기법을 한국화에 접목해왔다. 연꽃, 구름, 꽃봉오리 등 다양한 자연의 형상을 표현한 그의 작품 이미지는 화려한 색채화 기법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한국화가 최한동 씨의 작품 ‘봄바람’도 벽시계 이미지로 만날 수 있다. 말을 타고 가는 여인과 활짝 핀 벚꽃의 조화를 묘사한 풍경이 흥미롭다. 전남 담양에서 20여년 동안 작업해온 송필용 씨의 작품 ‘달빛 매화’도 벽시계 속으로 들어갔다. 오랜 풍파를 견딘 고매(古梅)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에 우리 눈에 익숙한 달빛과 달항아리를 형상화해 생명력을 녹여냈다.

모란을 차지게 그린 김충식 씨의 ‘모란의 꿈’, 서예가 문관효 씨가 쓴 ‘동행’, 자개작가 김영준 씨의 초충도, 박항환 씨가 전남 담양의 대나무 숲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작품, 탤런트 겸 화가인 김애경 씨의 황금빛 누드화, 이종구 씨의 자연을 깨우는 산사, 한국화가인 하철경 예총회장의 벚꽃그림, 왕열의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무릉도원’ 등도 시계와 어우러져 빛을 발한다. 단체주문 문의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