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가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가스공급가 논의를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연합(EU) 간 3자 협상이 또다시 성과 없이 끝났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3자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가스 공급가 할인에 관한) 우리의 제안은 (일반적) 파트너 관계 이상의 것이었고 어려움에 처한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는데 방향을 맞춘 것”이었다며 “우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고해온 선불 공급제로 이행해 우크라이나가 미리 지급한 대금에 해당하는 양만큼의 가스를 공급하고 선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경고였다.

러시아는 협상에서 지난 2009년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10년 장기계약서에 따른 가격인 1000큐빅미터(㎥)당 485달러에서 100달러를 할인한 385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 4월 인상 조치를 취하기 전 가격인 1000㎥당 268.5 달러를 그대로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1000㎥당 385달러의 가격도 일부 유럽 국가들에 제공하는 것보다 더 싼 것이라고 반박하고 현 계약을 갱신할 이유도 없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EU는 그러나 최악의 파국을 막도록 러시아가 선지급 공급제를 도입하는 최종 시한으로 정한 16일까지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