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17일, K옥션 18일, 아이옥션 26일 여름세일
억대 그림 30점 포함 600여점…140억원어치 출품
2008년 이후 침체에 빠진 국내 미술 시장에도 ‘온기’가 돌까. 지난달 홍콩 경매시장에 1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된 가운데 국내 시장의 하반기 가늠자 역할을 하는 메이저 경매가 이달 잇따라 열린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17일)을 비롯해 K옥션(18일), 아이옥션(26일)의 여름 경매에 국내외 인기 작가 작품과 고서화, 도자기 등 600여점(추정가 총액 150억원)이 출품된다. 1억원대 이상의 고가 그림만도 30점이 넘는다.
○6억~9억원대 박수근 ‘줄넘기’
서울옥션이 오는 17일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여는 제132회 경매에는 박수근 김환기 이우환 김은호 피카소 등 국내외 화가 140여명의 작품 183점(75억원)이 나온다. 서울옥션은 국내 근·현대미술품에 ‘무게’를 실었다. 박수근의 ‘줄넘기’가 추정가 6억3000만~9억5000만원으로 여름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예금보험공사가 위탁한 이 작품은 1965년 중앙공보관화랑에서 열린 ‘박수근 화백 유작전’에 전시된 적이 있다. 가로, 세로 39.5㎝ 정방형 크기의 김환기 작품 ‘정물’도 추정가 5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김 화백이 생전에 수집하며 즐겨 감상했던 백자, 목기, 매화가지가 담겨 있는 게 특징이다.
현대 ‘블루칩’ 작가의 작품으로는 최근 홍콩 경매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우환의 1975년작 ‘바람과 함께’(3억~4억원)와 ‘조응’(2억~3억원), ‘점으로부터’(1억7000만~2억3000만원) 등이 경매된다. 파블로 피카소의 수채화 ‘깃털 모자를 쓴 여인’(3억~5억원), 신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충도 화첩’(4억~6억원) 등의 억대 작품도 경매에 나온다. 프리뷰는 서울 논현동 호림아트센터 1층(8일까지), 평창동 전시장(11~16일). (02)395-0330
○김환기 뉴욕시대 작품 최고가 도전
K옥션은 오는 18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김순응 컬렉션’을 비롯해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이대원 오치균 등 거장들의 수작 214점(60억원)을 한꺼번에 내놓는다.
K옥션은 국내 미술 시장의 ‘황제주’로 꼽히는 김환기와 이우환의 작품을 전략 상품으로 내놓았다. 김 화백의 뉴욕시대 작품 ‘봄의 소리’는 1960년대 뉴욕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며 제작한 점화다. 수많은 색점으로 밤하늘을 묘사한 화면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정가는 6억~9억원.
이우환의 100호 크기 추상화 ‘점으로부터’(4억~8억원), 박수근의 ‘시장’(4억~7억원), 설치작가 서도호의 4000여개 미니 인물상 ‘플로어 모듈’(Floor Module·5억원) 등도 비교적 고가에 출품된다. 프리뷰는 6~17일 신사동 K옥션 전시장. (02)3479-8824
고미술품 전문경매회사 아이옥션은 오는 26일 도자기 고서화 등 237점을 경매한다. 조선시대 명사들의 필적을 모은 서첩 ‘해동명가진적’(1억5000만원), 고려시대 ‘청자 주전자’(75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 3월 봄 시즌 미술품 평균 낙찰률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80%대로 올라섰다”며 “최근 미국 유럽 홍콩 등 국제 미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국내에도 미술품 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예술 작품들은 기괴하고 충격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불편한 작품이 아름다운 그림보다 관객의 마음에 훨씬 더 크게 와닿는다. ‘충격 요법’으로 감각을 깨워 새로운 생각과 관점을 열어주기 때문이다.프랑스 출신 작가 피에르 위그(63)는 이 같은 충격적이고 기이한 작품을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드는 예술가 중 한 명이다.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카셀 도쿠멘타에 단골로 참가하고,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밥 먹듯 개인전을 여는 게 그 증거다. 지난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전시는 여러 해외 매체에서 ‘2024년 최고의 전시’로 꼽히며 찬사를 받았다.그 전시에 나왔던 작품들을 지금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위그의 개인전 ‘리미널’(경계)에서 볼 수 있다. 베네치아 피노컬렉션 미술관과 리움미술관 등이 공동 기획한 신작 등 최근 10여 년간의 주요작 12점이 나왔다. 그의 개인전이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거장이 묻는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명화는 좋아하지만 현대미술은 싫다’는 사람이 많다. 별것 아닌 작품을 장황한 이론과 설명으로 포장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리미널’은 이런 생각을 바꿀 만한 전시다. 배경지식이나 이론을 몰라도, 명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도 ‘눈앞에서 뭔가 굉장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전시는 미술관의 블랙박스 공간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관객은 자기 발조차 볼 수 없는 어둠에 압도당한다. 그렇게 잠시 걷다 보면 대형 영상 작품 ‘리미널’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 속에서 기괴하게 움직이는 나체의 여성은 인간이 아니라 &lsquo
오페라 가수 요나스 카우프만이 10년 만에 내한했다. 그는 모차르트로 대표되는 독일어 오페라 징슈필, 푸치니와 베르디의 이탈리안 오페라, 비제와 구노의 프렌치 오페라, 성악가들의 커리어 마지막 종착지인 바그너 오페라까지 섭렵해 세계 최고 테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지난 4일 카우프만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리더아벤트(리트독창회)가 열린 롯데콘서트홀 객석엔 빈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카우프만은 2015년 첫 내한 콘서트 때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이날 카우프만은 관객들의 환호 속에 흰 보타이를 맨 정갈한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슈만의 ‘12개의 가곡’ 중 제3곡 ‘방랑의 노래’였다. 독일에서 온 가객(歌客)은 “자~아직 취기가 남아 있을 때 떠나자”라는 가사로 시작한 방랑가를 목이 덜 풀린 듯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제10곡 ‘고요한 눈물’에서 카우프만은 과장하지 않은 발성으로 목을 풀듯, op.25 ‘미르테 꽃’ 제1곡 ‘헌정’을 부를 때는 미동 없는 자세로 자신이 낼 수 있는 소리의 반만 들려주듯 각각 노래한 후 퇴장했다.두 번째 무대에서 몸이 풀린 듯한 카우프만은 리스트의 가곡 여섯 곡을 불렀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를 부를 때 그는 소리를 바깥으로 울려내기보다 몸 안 호흡의 압력만으로 음을 밀어내듯 노래했다. 3절에서 마이너풍으로 전개된 음악이 다시 희망을 찾은 후 외치듯 부른 가사 “O Gott”(독일어로 ‘오 신이시여’라는 뜻)의 고음은 이날 그가 들려준 첫 메조 포르테(mf) 음량 표현이었다.2부에서 카우프만은 브람스의 op.63 &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끊임없이 음악을 연구해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모차르트 음반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발매했다.유니버설뮤직은 백건우의 모차르트 3부작 중 마지막 음반인 ‘백건우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3’(사진)을 5일 발매했다. 이 음반사는 지난해 5월과 11월 이 3부작의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을 각각 선보였다. 이번 세 번째 앨범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중 감정선이 가장 복잡하다고 평가받는 환상곡 C단조를 비롯해 독일 무곡 6개,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작은 장례식 행진곡, 론도 A단조 등을 담았다. 론도 A단조는 백건우가 지난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만난 모차르트 작품”으로 언급한 곡이기도 하다.앨범 표지에는 모차르트 음악 해석의 열쇠를 아이다운 순수함에서 찾으려는 백건우의 바람이 반영됐다. 음반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번 3부작 앨범의 표지 그림을 공모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3학년생인 이진형 군의 그림이 선정됐다. 백건우의 웃는 얼굴, 아래를 응시한 채 우수에 젖은 얼굴, 손가락을 얼굴에 올린 채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한 얼굴 등이 이진형 군의 그림으로 표현됐다.김동준 평론가는 앨범 내지에 담은 해설을 통해 “백건우는 이번 녹음을 통해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하기만 했을 뿐, 잘 알지 못했던 인간 모차르트의 초상화를 그려냈고 모차르트의 ‘사랑의 언어’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고 평가했다.앨범 발매에 맞춰 백건우는 이달부터 10월까지 ‘백건우와 모차르트’ 순회공연을 한다. 오는 8일 여수를 시작으로 밀양, 김포, 서울, 익산, 안동, 성남, 인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