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아이칸·미켈슨, 내부자거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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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락스 정보유출 혐의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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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터스와 미켈슨이 아이칸이 제공한 비공개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을 거래해 부당 이익을 챙겼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몇 년간 내부자거래 수사에 총력을 펼친 수사 당국이 행동주의 투자의 어두운 단면을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고 WSJ는 전했다.
아이칸과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보통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경영이 악화된 기업 지분을 사들인 뒤 경영진 교체, 구조조정 등을 이끌어내 주가를 끌어올린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행동주의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투자 사실 공표만으로 주가가 치솟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투자 사실을 공개하기 전에 정보를 사전에 제3자에게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FBI는 2011년 가정용 세제업체 클로락스에 대한 아이칸의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아이칸은 그해 2월 클로락스 지분 9.1%를 확보한 데 이어 7월에는 102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발표해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같은해 9월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수사당국은 아이칸의 인수 제안이 발표되기 나흘 전 위험한 옵션 거래가 있었다는 데 주목하고 미켈슨과 월터스의 투자 패턴을 분석 중이다.
아이칸은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친구의 소개로 월터스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포커와 스포츠 도박을 함께 즐기며 우정을 쌓았으며 주식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눴다. 미켈슨은 월터스와 종종 골프를 함께 치는 사이로 월터스가 미켈슨에게 주식 종목을 추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이칸은 WSJ에 “수사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우리는 항상 법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