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세 취약지 우선 공략…현장밀착형 조용한 유세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강북 곳곳을 돌며 표몰이에 나섰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강북 민심을 잡아야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이날 오전 0시 시청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선거전을 시작한 정 후보는 동트고 첫 일정으로 동대문 시장을 찾은 데 이어 종일 노후한 용산 아파트 지역과 한강교량 중 유일하게 안전등급 C등급을 받은 성산대교 등을 돌며 안전 행보를 이어갔다.

조용한 현장 밀착형 선거 기조에 맞춰 확성기를 사용한 유세나 캠페인송은 최대한 자제하고, 시민들과 맨투맨 접촉하는 '스킨십 캠페인'에 주력했다.

대규모 수행원을 동원하는 대신 해당 지역 국회의원 및 구청장 후보들과 함께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했다.

의상도 빨간색의 새누리당 점퍼 대신 남색 점퍼에 베이지색 바지의 단출한 차림이었다.

정 후보는 이날 안전등급 D를 받은 이촌동 용산 시범중산아파트 단지를 방문, "용산 사업은 서울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박원순 후보는 용산 사업을 남의 일 하듯 이야기하는데 사업 좌초에 큰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D등급을 받은 지 5년이 지난 건물에 주민이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용산 개발 재추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남 뉴타운 3구역을 찾아선 "박 후보는 뉴타운 사업을 방치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계산했다"며 "행정은 정치중립적이고 주민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선거표를 계산해 행정을 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어 서대문 영천시장과 종로 광장시장을 잇달아 돌며 시민들과 만났다.

야채가게와 떡집, 정육점 등을 돌며 상인들이 건네는 인절미와 콩국물 등을 받아 마시며 친근감을 쌓았고, 인절미·밤·고구마 등 식료품 장을 직접 봤다.

오찬은 영천시장에서 동행한 김성태 의원, 이성헌 전 의원 등과 순댓국으로 해결했다.

오후 4시부터는 선대위 고문인 김황식 전 총리와 진영 의원, 이혜훈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선대위원장과 함께 중구 구청장 출정식에 참석했다.

정 후보는 사실상 첫 대규모 유세인 이 자리에서 "1천만 서울 시민의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터진 시장, 정을 몽땅 준 사람 정몽준"이라며 "지난 박원순 시장의 3년은 잃어버린 3년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임대주택 8만호를 초과 공급했다고 하지만 실제 1만호도 공급하지 않았고, 서울에 일자리를 40만개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 역시 거짓말"이라며 "박 후보는 한마디로 무능하고 위험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 후보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박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하는데, 남한테 그런 말 말고 자신을 돌아봤으면 한다"며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의 네거티브 공격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나경원 후보와 선거 당시 박 후보 대변인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나 의원이 1억원 피부과를 다닌다', '부동산 투기로 13억원을 벌었다'라고 이야기한 것 아니냐"며 "항상 네거티브를 안 한다면서 하는 게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류미나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