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은 5가구 중 1가구는 주택 가격이 갚아야 할 대출잔액보다 적은 ‘깡통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대출자 20%가 '깡통주택' 보유…美 주택경기 회복 걸림돌
20일(현지시간) 온라인 주택정보업체인 질로에 따르면 지난 1~3월 모기지를 끼고 있는 주택소유자의 18.8%인 970만명이 보유한 주택의 시세가 대출잔액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지 못하는 주택보유자가 1000만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4%에 비하면 줄었지만 과거 평균치의 4배에 이른다. 스탠 험프리스 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년간 깡통주택이 부동산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담보가치가 대출잔액보다 적은 깡통주택이 매물로 나오지 못하고 묶이면서 주택 공급 부족현상을 심화시키고 매매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기존 주택의 거래 건수는 459만건(연환산 기준)으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질로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에도 깡통주택 비율은 17%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로 조사 결과 집값이 낮고 대도시일수록 깡통주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층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10만달러 안팎의 저가 깡통주택 비율은 30.2%였다. 16만달러 주택의 경우 18.1%, 30만달러 이상은 10.7%로 각각 나타났다. 도시별로는 라스베이거스 33.9%, 애틀랜타 33.6%, 시카고 28.1%, 탬파 27.1%, 세인트루이스 22.9% 등이었다.

한편 지난 4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3.2% 증가한 107만건(연환산 기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