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틱장애가 ‘화병’ 때문이라고?
[이선영 기자] 새 학기가 시작되고 4월 초쯤, 한 어머니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아들 윤찬영군(가명)과 함께 한의원을 찾아왔다. 찬영군은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찬영군의 어머니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때문에 매일 아침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아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서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놀림을 받는 이유는 수업시간에 반복적으로 ‘킁킁’ 거리면서 하는 헛기침이 원인이었다.

정작 본인은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럴수록 더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머니는 얼마 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수업시간에 반복적으로 킁킁 거리는 헛기침 외에도 끅끅 소리를 내며 머리를 움직이는 증상까지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울먹거렸다.

아이의 이런 증상은 바로 ‘틱장애’다. 틱이란 목적성이 없는 근육 운동이나 음성을 갑작스럽고 빠르게 반복하는 증상을 말한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등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이다. 보통 남아가 여아에 비해 3~4배 정도 많은 편이다.

틱장애는 근육움직임으로 나타나는 ‘운동틱’과 소리를 내는 ‘음성틱’으로 나뉜다. 주로 ‘킁킁’, ‘그르렁’ 등 의미 없는 소리를 내는 음성틱이 많다. 눈을 깜박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행동, 머리를 끄덕이거나 흔들고 목을 비트는 행동 등은 대표적인 운동틱 증상들이다.

심한 경우 복합 운동틱이나 저속한 내용의 욕을 내뱉는 복합 음성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아동의 15% 가량이 일시적인 틱이 나타날 확률이 있고 그 중 10%가 운동틱과 음성틱이 1년 이상 지속되는 ‘뚜렛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뚜렛 장애의 절반 정도는 강박증, ADHA, 학습장애와 같은 다른 정서적, 행동적 장애를 동반해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늦게 발견되어 치료가 늦게 시작될수록 성인기로 이어질수록 예후는 좋지 않다. 그래서 틱장애는 조기발견을 통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환자 보호자, 심지어 일부 의료인조차 틱을 저절로 일어나는 불수의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틱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마치 강박증과 유사하다. 신체에 찜찜한 느낌이 있어서 하는 것이다.

실제로 틱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X-ray, CT, MRI 검사를 하거나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떨쳐버리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찜찜한’ 느낌을 느끼며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내야 그 찜찜한 느낌이 해소된다고 토로한다.

또 일시적으로 느낌이 해소 돼도 잠시 후 다시 찜찜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이것이 반복되기 때문에 틱 증상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다. 하루에도 그 강도의 변화가 심하며 스스로 노력하면 일시적으로는 증상을 억제할 수 있으나 오랫동안 참는 것은 불가능하다.

틱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두뇌 시스템이 불안정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그 근본에는 과도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있다. 틱장애가 있는 대부분의 아동은 또래보다 불안감을 더 느끼고 같은 일을 겪어도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게 되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인 경우는 틱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초등학교가 아이들 누구나 가게 되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큰 환경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 따라서는 불안한 마음이 커지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틱장애 아이들 가운데는 유난히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뇌질환 전문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어른도 계속 참으면 화병이 생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면 뇌가 흥분하고 예민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여리고 남을 유난히 의식하는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대부분 모범적이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으며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초기의 틱장애에 대해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거나 자연히 좋아지려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틱장애 치료는 어느 한 가지만 고집해선 안 되며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운동틱인지 음성틱인지, 아니면 둘 다 있는지, 또 단순틱인지 복합틱인지 등 증상을 세분해서 한약을 처방하고 신경학적인 훈련을 병행하면 훨씬 치료가 잘 되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안 원장은 “틱 증상에 관계없이 같은 처방을 쓰는 것은 효과가 떨어지며 한의학의 치료 특성상 증상에 따라 달리 약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효과가 좋다. 또한 본원에서는 맞춤 한약처방뿐 아니라 침, 바이오피드백 훈련 등을 통해 틱장애를 치료한다”라고 설명했다.

수인재한의원에선 먹기 편한 맞춤한약과 무통침으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자율신경을 스스로 조절하도록 하는 바이오피드백훈련 등을 통해 틱장애를 치료한다. 또 부설 두뇌훈련센터인 ‘수인재두뇌과학’에선 최첨단두뇌훈련을 통해 틱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특히 한방에서는 틱장애를 간, 쓸개, 심장 등의 문제로 보는데 한방에서 말하는 간, 쓸개, 심장은 양방에서 말하는 장부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 주로 뇌의 정신적인 기능과 관련된 개념으로 임상상 이를 조절하는 약물과 침 치료가 틱장애 개선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뇌를 안정시킬 수 있는 신경학적 훈련으로는 두뇌가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감각통합훈련이나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바이오피드백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해 틱 치료 및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을 준다.

바이오피드백훈련은 서울대학교 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좋은 신경학적 훈련방법이다.

아울러 틱장애를 가진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강압적이기 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기표현을 활발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틱장애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이의 심리적 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혼내거나 다그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틱은 지적을 받게 되면 더 악화되는 특성이 있어 가정에서는 물론 교사에게도 아이의 증상에 대해 상의해서 주위 친구들이 놀리지 않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심리변화를 불러오는 주변요소들도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틱장애 개선에 도움이 된다.

특히 비디오게임이나 TV시청 같이 흥분이나 재미를 유발하는 일방적인 시청각 자극은 틱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접촉하면서 집 안과 밖에서 할 수 있는 놀이나 취미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

현재 강남역 부근에서 수인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상훈 원장은 국내 틱장애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연 의료인으로 꼽힌다. 한의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틱장애 치료에 한의학적 방법뿐만 아니라 심리학, 신경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연세대 상담심리 석사, 서울대 인지과학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얻은 지식을 틱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출처: 영화 ‘스위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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