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보다 속도내는 車부품주
현대·기아자동차의 공장 증설과 신차 출시로 자동차 부품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강화되고 있는 환경과 안전에 관한 규제도 부품주 전망을 밝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15만대와 30만대가 추가된 480만대와 300만대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러시아와 브라질 공장에 새로운 설비를 들여놓고,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LF쏘나타와 카니발, 쏘렌토에 이어 내년엔 엑센트, 아반떼, 스포티지, K5, K7 등의 신차가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해외공장 설립에 발맞춰 부품사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가 두드러지는 만큼 부품업체 중에서도 중국 비중이 높은 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경향으로 부품 구입의 다국적화가 나타나는 만큼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부품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부품사 중 성우하이텍, 한일이화, 화신 등은 해외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에스엘, 세종공업, 평화정공 등은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 공장에 모두 납품하고 있는 부품사다.

중장기 전망도 밝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의 시장이 커지면 관련 핵심 기술을 가진 부품주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경과 안전 등에 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부가가치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부품주는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램프 제조사인 에스엘(14.4%)과 도어트림(차문 안쪽) 제품이 주력인 한일이화(24.5%), 플라스틱 사출부품을 생산하는 동국실업(32%)이 올 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차량 모터와 전자전장품을 공급하는 S&T모티브(9.1%), 차체 부품업체 성우하이텍(4.5%)과 화신(5.5%) 등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연초보다 각각 4.4%, 10.8% 오른 현대차 및 기아차와 비슷한 속도로 올랐다.

송선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내놓을 신차 경쟁력과 시장 수요를 반영한 추가 증설 일정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