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强) vs 강(强)’. 원칙을 중시하는 ‘뚝심’의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과 강경파로 분류되는 ‘저격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각각 원내 사령탑을 맡으면서 정국 향방이 주목된다. 두 사람은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을 가다듬는 중책을 맡게 된다. 선거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정책 사안별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세월호 참사와 관련, 진상규명 방식과 시기를 놓고 여야 의견이 갈리고 있어 임기 초반부터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완구 의원(왼쪽 두 번째)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우여 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최경환 전 원내대표, 오른쪽은 주호영 신임 정책위 의장. 연합뉴스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완구
'포스트 JP' 충청 대표 정치인…정책위 의장엔 非朴 주호영 "새로운 당·정·청 관계 설정"…'세월호 수습'이 첫 시험대
이 완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64·충남 부여·청양)는 당내에서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불릴 만큼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영남권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에서 첫 충청권 출신 원내대표가 돼 당내 기반을 단단히 하게 됐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충청권 의원들이 당의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충남지사 직을 사퇴하며 범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됐다. 당시 세종시 원안을 주장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 원내대표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캠프의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주호영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54·대구 수성을)은 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출신으로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이 원내대표와 지역과 계파에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정책위 의장은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세월호 참사 수습이라는 과제를 떠안으며 야당과의 협상력 등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8일 당선 인사말에서 “당심과 민심이 정부, 청와대에 여과 없이 전달되도록 분발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된 새로운 당·정·청 관계를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박 대통령께 고언을 드리는 역할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야당의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는 “희생자의 49재가 있고 아직 35명 정도의 실종자가 남아 있기에 이런 문제를 제쳐놓고 국정조사를 한다면 현장에 있는 해경 요원이나 해군 관계자가 다 국회로 와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신중하게 야당과 협의하고 언론의 양해와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와 주 정책위 의장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김재원 의원과 나성린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완구 원내대표 프로필
△1950년 충남 홍성 △양정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15회 △경제기획원 사무관 △충북·충남경찰청장 △충남지사 △15·16·19대 국회의원
◆주호영 정책위 의장 프로필
△1960년 경북 울진 △능인고, 영남대 법학과 △사법시험 24회 △대구지법 부장판사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특임장관 △17·18·19대 국회의원
이태훈 beje@hankyung.com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로 뽑힌 박영선 의원(왼쪽 두 번째)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공동대표(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김한길 공동대표, 오른쪽 두 번째는 전병헌 전 원내대표. 연합뉴스새정치聯 원내대표 박영선
이명박 정부 공격 선봉…'저격수' '여전사'로 불려 옅은 계파색…노영민 제쳐…"5월국회 열어 세월호 특별법"
8 일 제1야당의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로 뽑힌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54·서울 구로을)는 MBC 기자 출신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3선 중진 의원이다. 2004년 MBC 선배인 정동영 상임고문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아킬레스 건이던 ‘BBK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면서 ‘이명박 저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18대 총선 때 서울 구로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는 선봉에 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천성관 검찰총장,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의원과 깊은 친분을 쌓으며 ‘박남매’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실제 박 의원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박 원내대표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다 보니 정치권 안팎에서 ‘강성’ ‘여전사’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날 함께 선출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야당 경선에 출마한 4명의 후보 가운데 박 원내대표를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았다는 후문이다.
당초 1차 투표에서 충청 출신의 노영민 의원이 1위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박 원내대표 52표, 노 의원 28표)로 승기를 잡은 데는 옅은 계파 색이 한몫한 것으로 당내에선 평가한다. 당내 초·재선 강경파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와 박지원 의원 등 호남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측 신주류 의원들의 지지를 골고루 이끌어낸 것이다. 다만 강성 이미지에 구주류로 분류되면서 사안에 따라 김·안 공동대표를 견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제시했던 3대 국가관(정의 복지 평화)의 첫째 덕목인 ‘정의’ 파트에서 가장 생각이 비슷한 인물로 저를 꼽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대책위 구성을 국회가 주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1960년 경남 창녕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MBC 기자·앵커·경제부장 △민주당 정책위 의장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17·18·19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