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쏘나타의 초심…파워·연비·감각이 빛난다
‘다시 기본으로.’

현대자동차가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LF)를 개발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자동차의 기본인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겉모양에 신경을 써 디자인 만족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만큼 다른 성능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LF쏘나타의 초심…파워·연비·감각이 빛난다
LF쏘나타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2.0L와 2.4L짜리 가솔린 엔진이 각각 탑재됐다. 최고출력이 168마력, 193마력이다. 복합연비는 12.1㎞/L, 11.5㎞/L이다. 가격은 2.0L 모델이 2255만~2860만원, 2.4L가 2395만~2990만원대에 포진해 있다. 둘 중 어떤 모델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 두 대 모두 타봤다.

실용성 높은 2.0, 도심주행에서 진가

한층 정돈된 디자인으로 ‘리틀 제네시스’라는 별명까지 얻은 LF쏘나타의 내·외부 디자인이나 꼼꼼한 마감 등은 만족도가 높았다. 주행성능도 그만큼 좋을까. 먼저 2.0L을 타봤다. 단단해진 차체가 한층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였다. 핸들링은 부드러우면서 운전자의 의도를 적절하게 소화했다.

도심과 외곽 도로를 번갈아 타보니 2.0L 모델은 도심 주행에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LF쏘나타는 엑셀러레이터를 살짝 밟아도 시속 30~40㎞의 영역에 금세 올라갔다. 즉, 엑셀을 많이 밟지 않아도 충분히 도심 주행이 가능토록 세팅을 한 것이다. 덕분에 도심 실제 주행 연비가 11㎞/L에 달했다.

강한 파워 뽐내는 2.4L은 고속주행 ‘시원’

배기량 2.4L짜리 모델은 이전 YF쏘나타에서 단종된 바 있다. 출력을 높이고 배기량을 낮춘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2.0 터보 GDI’ 모델로 대체했던 것이다. 이번에 2.4L 모델을 부활시킨 이유는 도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 폭스바겐 파사트 등 수입 중형 세단 때문이다. 이들이 국내에 2.4~2.5L 모델을 판매하면서 고객을 늘리자 쏘나타도 이에 맞대응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2.4L 모델은 도심을 벗어난 외곽 도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00마력에 가까운 높은 출력은 엑셀을 밟자마자 배기음을 내뿜으며 차를 고속구간에 집어넣었다. 곡선구간에서의 고속 주행에도 안정감 있게 잘 헤쳐 나갔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스펜션(차체와 바퀴를 연결 및 지지해주는 부분)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후륜 서스펜션이 기존 싱글 로어암(서스펜션의 아래쪽 지지대) 대신 듀얼 로어암을 새롭게 적용해 고속주행 등의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물론달리다 보니 연비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제동 성능이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지나치게 제동이 강하면 탑승객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차체가 균형을 잃을 위험도 높다. 반대로 제동력이 약하면 차가 앞으로 밀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LF쏘나타는 2.0L과 2.4L 모두 이 균형점을 찾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