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자연을 위한 예술이 숨쉬는 곳…노르웨이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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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엔 우리의 삶을 배려하는 따뜻함이
노르웨이 예술 여행…오슬로 패스 끊으면 박물관·대중교통 이용 '공짜'
핀란드 디자인 여행…디자인 디스트릭트서 만나는 북유럽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
뭉크는 왜 절규했을까?
![뭉크의 ‘절규’](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2855.1.jpg)
뭉크는 1863년에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고 활동하던 시기에 중서부 유럽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지만 머나먼 북쪽 땅 노르웨이는 문화적으로 철저한 변방이었다. 북쪽 나라에서 태어난 천재는 병약하고 가난했다.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 누이의 우울증으로 인해 그의 삶에는 언제나 불안이 감돌았다.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뭉크는 파리, 베를린 등으로 건너가 활동하던 시기에도 항상 이방인이었다. 순탄치 않은 애정사는 그에게 여성 혐오라는 상처를 남겼다.
내면을 그려낸 ‘절규’ 속에는 그의 인생이 오롯이 녹아 있다. 뭉크의 그림 속 인물은 절규라는 뜻 그대로 있는 힘을 다해 절절하고 애타게 무언가를 부르짖고 있지만 뒤이어 등장하는 두 사람의 무심한 표정으로 인해 주인공의 고립감과 절망은 더욱 강렬해진다.
뭉크를 만나러 가는 길
‘절규’ ‘마돈나’를 비롯한 뭉크의 오리지널 작품은 오슬로 시내 국립박물관과 뭉크미술관 두 곳에 전시돼 있다. 뭉크는 1944년 세상을 떠나며 유작들을 오슬로시에 기증했다. 유화 1008점, 드로잉 4443점, 실크스크린 1만5931점, 석판화 378점, 에칭화 188점, 목판화 148점, 석판화용 석판 143점, 동판 155점을 비롯해 수많은 사진과 일기 등 방대한 양이다.
뭉크미술관은 1963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은 단연 ‘절규’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은 그림을 배경으로 ‘절규’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뭉크의 ‘절규’는 오슬로의 두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3점과 개인 소유인 1점 등 여러 버전이 있다.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은 2012년 소더비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인 1억1990만달러(약 1355억원)에 낙찰됐다. 이 그림은 1994년과 2004년 두 차례의 도난 사건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첫 번째 도난당한 그림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두 번째 그림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회수됐다. 복원 전문가 5명이 꼬박 2년을 원상복구에 매달렸지만 여전히 절도의 상처는 남아 있다. 이 사건은 미국 FBI가 선정한 ‘세계 10대 미술품 도난 사건’에 오르며 다시 한번 뭉크의 유명세를 확인해줬다. 오슬로에는 미술관 말고도 ‘절규’와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그림의 무대가 된 ‘베케르베르크 다리’다. 입구에는 이곳이 ‘절규’의 배경임을 알리는 동판이 붙어 있다.
![오슬로 ‘비겔란 조각공원’엔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단계를 표현한 조각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3510.1.jpg)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의 ‘비겔란 조각공원’은 ‘북구의 로댕’이라 불리는 작가가 평생 동안 남긴 모든 작품을 드넓게 펼쳐진 공원에 배치한 아름다운 곳이다. 30년에 걸쳐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단계를 표현한 조각품 200여점이 공원에 전시돼 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진 인생의 희로애락을 대면하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오슬로의 오페라 하우스. 웅장한 규모와 현대적 디자인으로 노르웨이의 자랑이 됐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2506.1.jpg)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인테리어 매장에 비치된 조명사이로 바라본 거리의 모습.](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08572.1.jpg)
핀란드에 도착해 처음 받은 인상은 모든 것들이 차분하고 고요하게 존재하지만 그 안에는 옹골찬 기운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자연, 사람, 심지어는 그들이 만든 물건들도 모두 같은 느낌이다. 나라 전체의 모든 것이 속이 꽉 찬 지혜로운 사람을 대면하는 듯해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압도되기도 하며, 부럽기도 하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놀라움의 연속이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47.1.jpg)
그 거침없는 힘은 디자인 분야에서 폭발했다. 핀란드는 세계적인 디자인 강국이다. 수도 헬싱키에 뻗어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북유럽의 많은 볼거리 중 가장 매력적이다. 헬싱키 시내 중심부의 다이애나 공원을 중심으로 에스플라나다 남쪽에서 북쪽, 에로타얀크, 우덴만카투 거리에 170여개의 디자인 관련 상점들이 모여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여행자에게 끊임없는 자극을 선사한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최대의 화두로 삼는 사람들의 나라 핀란드는 북유럽 3국 중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핀란드의 디자인 제품들은 유려하게 펼쳐진 자연과 멋진 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독창적이고 기능적이며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하다.
![헬싱키의 디자인 디스트릭트. 눈길이 가는 모든 곳이 정제된 디자인으로 채워져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08592.1.jpg)
![그림같이 펼쳐진 피오르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42.1.jpg)
우덴만카투 거리의 수많은 개성 있는 상점들 중에서도 가장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는 곳은 단연 ‘secco’다. 재활용품과 엄청난 아이디어가 결합된 재기 발랄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 제품이 가득하다. 쌀 가마니로 만든 조명, 지퍼로 만든 브로치, 폐타이어로 만든 가방과 넥타이 등 위트 넘치는 제품이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다.
![아라비아 팩토리에는 쇼핑욕구를 자극하는 예쁜 주방용품들이 가득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43.1.jpg)
![사람을, 자연을 위한 예술이 숨쉬는 곳…노르웨이 핀란드](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45.1.jpg)
노르웨이는 유로화 대신 ‘크로네’라는 고유 화폐를 쓴다. 1크로네는 약 200원. 한국에서 직항은 없다. 통상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해서 가거나 유럽의 다른 도시들을 경유한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aell)’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가는 황금 루트로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한다. 동쪽 해안에 있는 오슬로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열리는 지금의 수도이고, 서쪽 베르겐은 12~13세기 ‘한자동맹’ 시절 만들어진 옛 수도다. 오슬로 패스와 베르겐 패스를 이용하면 여행경비를 아낄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오슬로(visitoslo.no) 및 베르겐 웹사이트(visitbergen.no)에서 얻을 수 있다.오는 7~10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뭉크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아르텍 매장의 내부. 핀란드 디자인의 정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46.1.jpg)
가장 맛있는 것을 마지막에 먹는 버릇이 있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핀란드 디자인의 정수를 만난 후 느끼는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여행을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에로타잔크 거리에서 에스플라나드 방향으로 이동하면 ‘아르텍(artek)’ 매장이 있다. 의자의 제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핀란드 디자인의 핵심이자 현대 건축의 거장인 알바알토가 1935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인테리어 제품이 모여 있는 별천지다. 알바알토가 디자인한 역사적인 디자인 제품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 아이노 알토가 디자인한 패브릭 제품과 인테리어 소품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들 제품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에스플라나드 거리 남쪽에 아르텍이 있다면 북쪽에는 마리메코와 이탈라가 있다. 마리메코는 핀란드 최고의 패브릭 브랜드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차용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은 마리메코 원단 속에 오롯이 투영됐다.
마지막으로 이탈라에 들러보자. 아르텍을 창시한 천재 알바알토와 그의 부인 아이노 알토, 그리고 또 다른 천재 디자이너 가이 프랭크의 제품들이 이탈라에 결집돼 있다. 그들의 영향을 받은 후대 디자이너들의 아름다운 제품이 가득하다. 기능적인 디자인과 수려한 모양새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제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좋은 디자인이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사람을, 자연을 위한 예술이 숨쉬는 곳…노르웨이 핀란드](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16379.1.jpg)
전 국토의 75%가 숲으로 덮여 있으며 약 19만개의 호수와 17만개의 섬이 있는 핀란드는 그림 같은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북쪽 지방의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70여일간 계속되고 겨울에는 한낮에도 해를 볼 수 없는 카모스 현상이 있다. 기후가 좋아 같은 위도 상에 있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겨울이 따뜻하다. 헬싱키의 경우 겨울 최저 기온이 영하 6도, 여름 최고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다.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7월과 8월이다.통화는 유로를 사용한다.핀에어를 이용하면 인천에서 헬싱키까지 직항으로 연결된다.트램과 버스, 메트로(지하철)가 주요 교통수단이다. 요금은 동일하며 하루 세 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투어리스트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버스나 메트로에 비해 주요 관광지를 순회하는 빈도가 높은 트램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며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은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선 걷는 게 낫다.디자인 디스트릭트를 체계적으로 구경하고 싶다면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된다. 두 시간 동안 영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가격은 16유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helsinkiexpert.fi) 참조.
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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