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아시아펀드가 올 들어 가파른 수익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선전하고 있다. 환율 안정과 함께 동남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작년에 크게 오른 미국 유럽 관련 펀드가 올 들어 주춤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신흥아시아국 관련 펀드가 연초 이후 거둔 평균 수익률(24일 기준)은 7.88%다. 유럽(2.51%)과 북미(1.89%) 관련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록 중이다.
‘NH-CA인도네시아포커스A’(18.61%) ‘미래에셋베트남1A’(14.11%) ‘KB아세안자A’(10.23%) 등 주요 펀드는 10% 넘는 수익을 냈다. 강성호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부장은 “지난해 5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로 불안하게 움직였던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증시 중 인도네시아(14.48%) 필리핀(14.94%) 베트남(12.83%) 태국(9.60%) 등은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각각 9~15% 뛰어올랐다.
북미와 유럽 관련 펀드의 지난 1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22.8%와 18.9%를 기록 중이나 올 들어 상승 에너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작년 고점에 근접하지 못한 신흥아시아 국가의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흥아시아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6.1%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TIPs가 주목받고 있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차장은 “TIPs는 다른 아시아 시장 대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고 인구 증가와 함께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변수로부터 영향력이 작다”며 “인도네시아는 오는 7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시장친화적 후보가 당선되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역시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 펀더멘털이 가장 양호한 국가로 올해 견조한 상승세가 전망됐다. 한편 이진호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태국 증시의 주요변수인 반정부 시위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어 최근 수출 호조와 통화완화 정책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태국 증시는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