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용 "해외영업 강화로 제2 도약"
E1이 가는 길이 한국 LPG(액화석유가스)의 역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삶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17일 오후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E1의 LPG 저장기지. 직원들 앞에서 격려사를 하던 구자용 E1 회장(사진)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했다. E1은 이날 여수기지가 가동을 시작한 후 30년 동안 무재해를 달성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구 회장은 “민간 에너지회사가 30년 동안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무재해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자만하지 말고 안전 점검과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하자”고 당부했다.

E1은 18일 경기 안성에 있는 LS미래원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과 비전 선포식을 연다. 1984년 여수에너지로 출발한 E1은 국내 처음으로 세워진 LPG 수입·유통 회사다. 여수 인천 대산 등 3곳에 저장기지를 보유하고 국내에 6개 지사, 해외에 4개 지사를 두고 있다. 여수기지는 아시아 최초로 지하 암반층에, 인천기지는 세계 처음으로 해저 암반층에 각각 저장소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2011년에는 석유화학 원료용 LPG를 국내에 공급하기 위해 대산기지를 세웠다.

설립 30주년을 맞아 E1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에너지 리더, 라이프 파트너’라는 새 비전을 선정했다. 국내 LPG 업계는 도시가스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LPG 차량마저 감소하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미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늘고 있는 것도 LPG 업계에는 사업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1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미국의 셰일가스전에서 생산된 LPG를 수입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22년 동안 LG전자에서 일한 그는 2001년 E1 재경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1 지휘봉을 잡은 이후 구 회장은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2007년 국제상사(LS네트웍스)를 인수한 데 이어 E1컨테이너터미널, E1물류 등 유통 자회사를 세워 물류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단순 수입으로는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트레이딩(무역)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E1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의 58%를 해외 트레이딩으로 올렸다”며 “런던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지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1은 미국 휴스턴지사를 통해 셰일가스 관련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