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바이오주 등 이른바 고성장 모멘텀주가 급락하자 실리콘밸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창업하거나 투자한 기업을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팔아야 돈을 벌 수 있는데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어서다.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과 벤처투자자들은 줄줄이 예정돼 있는 IPO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PO 결과는 전체 증시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IPO 시장은 아직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지난 1분기 미국에선 64개 기업이 IPO에 나서 총 106억달러를 조달했다.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2000년 1분기 이후 가장 바쁜 1분기였다. 그 중에서 IT 기업이 15개로 24억달러를 조달했다. 2004년 1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같은 분위기는 2분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주만에 20억달러 규모의 IPO가 이뤄졌다. 게다가 1분기에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신청한 103개 업체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모멘텀주 상승세와 IPO붐이 지속될 것을 예상하고 자금 조달에 나선 업체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기업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업체인 ‘박스’의 IPO다. 박스는 지난달 24일 제출한 IPO 신청서에서 작년 매출이 111%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물론 매출보다 마케팅 비용을 더 많이 써서 매 분기 적자를 냈다. 박스는 이달 안에 IPO를 실시할 예정이다. 만약 IPO 후 박스 주가가 급락하면 모멘텀주에 대한 IPO 시장의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돼 실리콘밸리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