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뒷줄 가운데)와 직원들이 라디오 서비스 ‘비트’를 실행한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뒷줄 가운데)와 직원들이 라디오 서비스 ‘비트’를 실행한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소수의 애호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은 음악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듣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음악에 대한 갈망은 늘 있죠.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국내 인터넷 업계의 ‘스타’가 돌아왔다. 단문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투데이’를 창업하고, 네이버의 폐쇄형 SNS ‘밴드’를 기획한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다. 이번에는 음원 서비스다. 국내 첫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 ‘비트’를 출시한 박 대표를 지난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비트패킹컴퍼니 사무실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다.

○국내 최초 스트리밍 라디오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노래가 나온 지 35년이 흘렀지만 라디오의 매력은 여전히 크다. 차를 몰거나 요리를 만드는 등 일상생활을 하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음악 소비 패턴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이용자가 이 같은 라디오 서비스에 끌린다”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갖고 원하는 곡만 찾아 듣는 애호가는 극소수”라고 말했다.

비트가 탄생하게 된 이유다. 박 대표는 “다운로드나 월정액 스트리밍, 기존의 두 가지 음원 서비스만으로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동적 소비자를 끌어안기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 앱에는 가요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채널이 있다. 각 채널에 들어가면 해당 장르의 음악이 무작위로 나온다. 모든 채널의 음악은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원하는 곡을 다시 듣거나 내려받을 때만 요금을 내면 된다. 매달 수천원에 달하는 정액제 음악이용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다운로드는 곡당 100원 정도다.

여기에 소셜 기능을 녹였다. 이용자는 마음에 드는 음악으로 이뤄진 재생 리스트를 만들 수 있으며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결제시스템 안에 친목을 다지는 기능도 추가했다. 박 대표는 “비트 앱 안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화폐인 ‘하트’는 친구에게 곡을 추천하거나 글을 올리는 과정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은 오디오 광고로 얻는다. 라디오 서비스 특성상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작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버전을 처음 선보이고 꾸준히 개편 작업을 해 온 비트는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셜 입은 음악 서비스

박 대표는 업계에서 소셜 서비스의 ‘마법사’로 불린다. 벤처기업 더블트랙 운영 당시 회사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었던 단문 서비스는 큰 인기를 얻어 미투데이로 발전했다. 미투데이는 2008년 네이버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네이버에 합류한 뒤에는 폐쇄형 SNS 서비스인 밴드를 기획했다.

비트패킹컴퍼니를 창업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네이버를 나와 미투데이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은 도흥석 이사와 함께 만들었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는 회사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 직후 3억원을 투자했다.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이 뛰어든 성장 시장이다. 박 대표는 “대학 시절 매일 수업을 빼먹고 종로에 LP나 CD 음반을 고르러 가곤 했다”며 “음악에 대한 사랑과 SNS 분야 역량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끝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