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성 경쟁심 읽는 법
사업을 하다 보면 또 사회활동을 하다 보면 저마다 치열하게 경쟁한다. 요즘은 어딜 가나 경쟁이 너무 심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심지어 어린 학생들부터 치열하게 경쟁한다. 사교육을 향한 엄마들끼리의 눈치경쟁은 또 어떠한가. 학교를 졸업하면 취직도 경쟁이고, 취직하면 동료 선후배와 업무성과를 두고 경쟁하고, 기업들은 서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경쟁 등. 우리 사회는 쉼 없는 경쟁의 세계다. 심지어 연애도 결혼도 마음에 드는 상대를 쟁취해야 내 짝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여성단체 리더의 자리에 있다 보니 여성들의 경쟁은 남자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여성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세심하다 보니 대체로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성들도 사람인 이상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남성들 못지않은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

경쟁 상황에서 보면 남녀 단체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나는 일은 다반사다. 그런데 사안의 경중과 상관없이 여성단체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더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다툼을 여성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중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지 않고, 가볍게 떠들고 소리치는 아우성으로 치부하는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우리는 섬세한 여성이기에 ‘작은 일도 크게 생각하는 DNA’를 갖고 있다. 이를 사람들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다툼이 아름다운 경쟁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치열한 신경전, 조용한 기류 속에 빠르게 움직이는 눈빛. 스쳐가는 수만가지 생각들. 여자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남자들은 종종 여성들이 경쟁하면 질투라고 하는데, 사실 이것은 표현방식만 다를 뿐 엄연한 경쟁인 것이다. 여성들의 경쟁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장점이기도 한 남다른 감수성 때문에 경쟁에서 패했을 때 서운한 감정을 더 크게 오래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후폭풍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의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대처하면 골은 더 깊어진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오직 공감과 소통으로 여성의 상처난 감수성을 잘 다독여야 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이다. 남성과 다른 여성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다 함께 아우르고 동행할 수 있는 리더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이민재 <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ceo@ms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