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집중배치했던 군 병력을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사·정치연구센터’ 드미트리 팀축 소장은 31일(현지시간) 자신의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군 병력이 하루 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약 1만명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확률은 확실히 낮아졌다”며 “1주일 전 침공 가능성이 80%였다면 현재는 50% 안팎”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인터넷 통신 ‘글라브레드’(Glavred)도 이날 지난 주말에 비해 접경 지역의 러시아 군인수가 최소 4배 이상 줄었으며 현재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주의 훈련장에 배치됐던 중부군관구 소속 제15기갑여단의 훈련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여단이 원래 주둔지인 중부 사마라주 부대로 복귀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병력 집결이 통상적 군사훈련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를 침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군대를 앞세워 크림 공화국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까지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하루 전 프랑스 파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한 존 케리미 국무장관도 러시아 측에 이같은 우려를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을서둘러 철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는 크림공화국 합병에 따른 후속 절차를 속속 진행했다. 이날 러시아 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우크라이나와의 흑해함대 주둔 협정 폐기 법안을 승인했다. 러시아는 지난 28일 푸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의 러시아 병합으로 흑해함대 주둔 협정이 필요 없어졌다며 관련 협정의 폐기를 결정했다.

또 새로 연방 구성체가 된 크림 공화국 문제를 전담할 정부 부처를 신설하고 경제 전문 관료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크림 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현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면서 크림 전담 부서신설 사실을 밝히고 이 부서를 책임질 장관에 올렉 사벨리예프 경제개발부 차관이 임명됐다고 소개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