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외국 제조업체들의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크게 높아진 반면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30일 분석했다. 국내 제조기업(470개 상장사 기준)의 매출증가율(중간값 기준)은 2012년 4.8%에서 지난해 3.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 제조업체(77개국 1만3806개 상장사)의 매출증가율이 2.9%에서 4.0%로 높아진 것과는 대조된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서도 국내 제조업체들은 외국 업체들과 달리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외국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012년 4.6%에서 지난해 5.4%로 상승했으나 한국 제조업체들은 4.2%에서 4.3%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주요 36개국 제조업체의 경영 성과를 비교하면 국내 기업의 성적표가 더 명확히 드러난다. 한국 제조업체의 매출증가율 순위는 2009년 5위에서 지난해 16위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10위에서 27위로 밀려났다.
고수익 기업의 비중도 다른 나라보다 낮았다. 외국 제조업체 가운데 영업이익률 15% 이상인 기업은 12.9%(2012년)였다. 국내 제조업체에선 7.8%에 불과했다. 중국(20.0%), 미국(15.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기업 비중은 해외에 비해 높았다. 영업이익률이 0~5%인 국내 제조업체 비중은 34.7%로 해외 기업(24.4%)에 비해 10.3%포인트 높았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2000년 이후 연평균 4%대에 머물고 있다”며 “수익성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익성이 낮으면 재무건전성이 떨어지고 투자가 위축돼 성장 잠재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익성이 높은 선진국 기업들이 영업활동과 투자를 강화하면 한국 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국내 제조업체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