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에 대해 법규가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미국에서 도촬을 법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회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성의 치마 속 촬영(upskirting)을 관음에 관한 처벌법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이 여성인 리타 앨리슨(공화) 주 하원의원 발의로 의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도촬로 처음 적발되면 경범죄로 분류, 벌금 500달러를 내도록 하고 두 번째 적발 땐 중범죄로 기소해 최고 벌금 5천달러와 징역 5년에 처하도록 했다. 앨리슨 의원은 “매사추세츠주 대법원 판결로 도촬에 대한 지역구 주민들의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에 해당 법률을 살펴봤더니 처벌 조항이 없는 걸 알고 서둘러 입법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매사추세츠주 의회는 주 대법원 판결 다음날인 지난 6일 도촬을 처벌하는 법안을 신속하게 발의해 통과시킨 바 있다. 주 대법원은 2010년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하철 여성 승객의 치마 속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 재판에서 도촬을 금하는 현행법은 나체 혹은 반라 상태인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며 죄형법정주의를 들어 무죄 판결했다.

이 판결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시대 변화에 맞춰 관음증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