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점프2088' 도전…친환경 접착용 섬유 진출
태광산업이 친환경 섬유 사업을 시작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태광산업은 16일 울산공장에서 ‘저융점 섬유(LMF)’ 사업 발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말 연 7만t 규모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저융점 섬유는 일반 합성섬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인 섭씨 약 110도에서 녹는 섬유다. 가공이 쉬워 주로 접착용으로 사용하며 인체에 유해한 화학접착제를 대신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병원에서 많이 쓰이고 자동차 내장재, 방음·단열재 등 산업용으로도 사용된다.

세계 저융점 시장은 SK와 삼양사 합작법인인 휴비스가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울산공장의 유휴시설을 이용해 초기 진입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저융점 섬유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까지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내년 저융점 섬유 사업으로 매출 1200억원, 세계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저융점 섬유가 신사업으로 가세하면 이 회사의 고기능성 제품 비중은 20%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조경구 섬유사업본부장은 “차별화 제품 위주로 시장에 진입해 안착한다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원가절감 아이디어도 발굴해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2012년 3월 인터컨티넨탈호텔과 레드캡투어 대표를 지낸 심재혁 부회장(사진), 지난해 2월 삼성물산 출신인 최중재 사장을 잇달아 영입하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심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020년까지 연 매출 8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 달성 목표를 담은 ‘점프 2088 비전’을 발표했다. 1일 1품목 진단회의, 사업부문별 리포메이션 보고회 등도 열어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올해는 점프 2088 비전 실현을 위해 사업구조와 체질을 개선하는 기틀을 마련할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저융점 섬유를 시작으로 제품 다각화, 품질 고급화 등으로 새 먹거리를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