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연주회는 단순한 여흥거리가 아
닌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기회입니다.”

‘피아노의 교과서’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의 영국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61·사진)가 오는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연다. 2011년 이후 3년 만의 독주회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멘델스존과 슈만의 작품을 들려준다. 다양한 기교를 볼 수 있는 멘델스존의 ‘엄격 변주곡’과 3개 악장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판타지’, 슈만이 미래의 부인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피아노 소나타 1번과 ‘교향적 연습곡’을 연주한다.

이메일을 통해 만난 시프는 멘델스존과 슈만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들”이라고 말했다.

“멘델스존의 음악은 아직 올바르게 평가되고 있지 않습니다. 멘델스존은 거장입니다. 모차르트보다 더, 더, 대단한 영재였죠. 위대한 지휘자이자 감탄할 만한 피아니스트였죠. 슈만은 최고의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진정한 시인입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피아노는 치는 악기가 아니라 노래하는 악기라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시프가 ‘피아노의 교과서’란 별명을 얻은 것은 과장하지 않고 악보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도 존경을 받는 이유다. 환갑이 넘었지만 여전히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구한다. 음반사 ECM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와 브람스 인터메조, 부소니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을 녹음하고 있다.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아내인 바이올리니스트 유코 시오카와와 함께 작업 중이다.

“음악은 끝이 없어요. 계속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저는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멘델스존 쇼팽 브람스 버르토크 야나체크 등 거장들의 곡을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요. 드뷔시의 작품도 더 연구하고 싶고요.”

그는 “유럽이나 북미에도 멋진 관객들이 있지만 젊은 사람은 거의 없다”며 “한국은 관객도 많고 대부분이 30대 이하여서 정말 좋고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만~13만원. (02)541-3184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