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 기술 이전을 꺼리는 첨단무기나 기술 등을 개발하는 ‘국방핵심기술 과제 평가사업’의 중소기업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진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은 무기 성능을 높이는 시제품이나 미래에 사용할 무기체계의 국내 생산에 필요한 고도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뽑는 평가항목에서 재무건전성 배점을 10점(총점 100점)에서 3점으로 낮춰 올해부터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심사 과정에서 2~3점 차이로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7점의 배점 조정은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기품원은 설명했다.

조정된 점수는 기술능력 평가항목에 반영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신용평가등급이 높은 데다 과거부터 참여해 온 덕분에 선정 기업의 70~80%를 차지했다.

올해 연구과제는 ‘신경망을 이용한 전자파 신호식별기술’ ‘초장사정 활공유도곡사포탄 개발’ 등 408개다. 최근 수년간 경쟁률은 2.5 대 1 수준이다. 올해 연구개발 예산은 약 3200억원이다. 선정된 기업은 최장 6년간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과거 연구실적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줘 대기업에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평가방식도 개선해 해당 연구과제와 관련된 기술능력 보유 배점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화된 개별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참여 문호가 넓어지게 됐다. 최훈문 기품원 기술평가팀 중령은 “연구과제 수행에 도움이 될 기술만 있다면 방산업체가 아닌 어떤 기업이라도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의 연구과제 선정 비율이 5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안자의 편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제안서와 성과 평가에 대한 결과통보 절차도 개선한다. 평가가 끝난 뒤 기품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사업승인을 받고 국방과학연구소에 결과를 통보하는 데 2주 이상 걸렸지만 앞으로는 기품원이 방사청에 보고한 뒤 곧바로 국과연에 통보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5일 이내에 선정 여부를 알 수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