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金 투자 '반짝'…4월 소비세 인상 앞두고 인플레 대비
오는 4월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일본에서 금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금괴(골드바), 금화를 사거나 금선물에 투자한 뒤 만기일에 실물로 결제받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데다 환금성도 높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소비세 도입이나 세율 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올 들어 금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일본 최대 귀금속 매장인 도쿄 다나카의 긴자 본점 3층은 금값이 떨어지면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투자자로 북적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이타마에서 온 50대 사업가는 200g의 금괴를 사면서 “국가 재정 악화를 감안할 때 소비세율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현금보다 금을 보유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더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화 매입도 늘고 있다. 다나카 긴자 본점에서 금화 판매는 지난 1월 전년 동월보다 1.7배, 2월은 4.5배로 급증했다.

금선물 거래를 활용한 금괴 매수도 눈에 띈다. 금선물을 반대매매로 청산하는 대신 현물로 지급받는 경우다. 도쿄 상품거래소에서 2013년 12월물의 현물결제는 2.563t으로 전년 동월물의 4.4배, 올 2월물은 지난해 2월물의 2.9배에 달했다.

금이 물가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세율 인상 전후 세율 차이로 인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도 금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달 g당 4000엔에 1㎏의 금괴를 산 뒤 4월 같은 가격에 팔 경우 구입 때는 소비세 5%를 포함, 420만엔을 내면 되지만 판매할 때는 8%가 적용돼 432만엔을 받을 수 있다. 차액만 12만엔에 이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