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명가' 삼성화재가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물리치고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22-25 25-23 25-17 25-20)로 꺾었다.

승점 62점으로 현대캐피탈(61점)을 한 점 차로 제치고 아슬아슬한 선두를 달리던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승점 65점이 됐다.

61점을 유지한 현대캐피탈이 남은 1경기에서 승점 3점을 보태더라도 격차를 뒤집을 수 없어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프로배구 통산 7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삼성화재는 8번째이자 7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정상에 서고도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통산 5차례 중 2006-2007시즌 한 차례뿐이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베로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고,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지만 특유의 '시스템 배구'로 약점을 최소화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김호철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고 여오현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을 썼지만 '맞수' 삼성화재의 벽 앞에서 아쉽게 돌아섰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한다면 정규리그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전세를 뒤집고 선두로 뛰어오를 수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3위 대한항공(승점 44)에 크게 앞서고 있어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에서 '뒤집기'를 노린다.

'정규리그 결승전'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기답게 이날 유관순체육관에는 6천52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두 팀도 용병 공격수에게 공격을 몰아주며 응원 열기 못잖게 화끈한 화력 대결을 벌였다.

초반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이 가져갔다.

22-22에서 현대캐피탈 용병 리베르만 아가메즈가 오픈 강타로 득점한 반면, 삼성화재 용병 레오의 백어택은 상대 유효 블로킹에 걸리면서 균형이 깨져 1세트를 현대캐피탈이 가져갔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공격에 조금씩 생겨나는 틈을 삼성화재는 놓치지 않았다.

2세트 23-24에서 현대캐피탈은 조근호의 속공이라는 '의외의 카드'로 듀스를 노렸지만, 지태환이 이를 유효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이어 레오가 오픈 강타를 꽂아 2세트는 삼성화재의 차지가 됐다.

아쉽게 2세트를 빼앗긴 현대캐피탈을 3세트에 끝을 모르고 무너졌다.

고희진의 연속 블로킹에 가로막혀 기세가 눌린 데다 아가메즈, 문성민의 범실이 이어지면서 12-16까지 벌어지자 추격 의지를 잃고 17-25로 3세트를 참패했다.

삼성화재는 마지막 세트에도 21-20에서 상대 최태웅, 아가메즈 등의 범실에 힘입어 앞서 달려가며 승리를 완성했다.

레오가 49득점을 기록해 경기 후반 들어 득점력이 현저히 떨어진 아가메즈(29득점)를 압도했다.

레오의 공격 성공률은 66.21%에 이르렀다.

삼성화재는 또 블로킹 득점에서도 11-9로 앞섰다.

한편, 같은 시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러시앤캐시가 한국전력에 3-2(17-25 21-25 25-16 25-23 15-13)로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진입한 러시앤캐시는 첫 시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냈다.

(천안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