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천자칼럼] 명견대회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명견대회
    도그쇼(dog show)를 처음 연 것은 영국 귀족들이었다. 1859년에 60여마리의 포인터(사냥개 일종)를 한자리에 모아 얼마나 잘 생기고 영리한가를 놓고 겨뤘다. 이것이 전국 규모로 커져 세계 최대의 크러프츠 쇼가 됐다. 애견가들의 모임인 영국 켄넬클럽(KC)은 1873년에 생겼다. 10년 뒤 창설된 미국컨넬클럽(AKC)은 뉴욕에서 웨스트민스터 쇼를 시작했다.

    이 두 쇼는 89개국 단체가 모인 세계애견연맹(FCI)의 월드 도그쇼와 함께 세계 3대 명견 경연대회로 꼽힌다. 지난달 웨스트민스터 쇼에서 우승한 와이어(직모종) 폭스 테리어는 이 대회에서만 14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한 종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고 상을 받으면 몸값이 억대까지 치솟는다. 작년에 우승한 수컷 아펜핀처는 네덜란드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까지 4개 언어를 알아들어 화제를 모았다.

    FCI에는 350여종이 속해 있다. 그 속에 우리 진돗개도 있다. 종의 형태에 따라 그룹을 나누는데 1그룹에는 양몰이 등 작업견이 많다. 가장 작업능력이 좋다는 영국산 목양견 보더 콜리는 우아한 스타일에 외모도 뛰어나 특히 인기다. 군견으로 많이 쓰이는 저먼 셰퍼드 독, 소설 ‘플란더스의 개’ 모델인 소몰이 개 보비에 드 플란더스도 명견이다. 오소리 수렵견인 닥스훈트는 숏다리인데도 민첩하고 머리가 좋다.

    진돗개가 속한 5그룹에는 스피츠와 프리미티브 타입이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메라니안, 시베리안 허스키, 사모예드, 키슈, 알래스칸 맬러뮤트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일본의 아키다, 홋카이도, 재패니즈 스피츠도 이 그룹이다. 이 밖에 아프간 하운드와 라사 압소, 그레이 하운드 등은 유구한 전통을 자랑한다. 요크셔 테리어와 아메리칸 아키다, 시추 등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경연대회에서는 먼저 한 그룹에서 한 마리의 챔피언을 뽑고 그중에서 최고의 개를 엄선한다. 삼성전자는 9일까지 열리는 올해 크러프츠쇼를 20여년째 후원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14만명이나 몰리니 홍보 효과도 크겠지만, 진돗개를 명견으로 등록시킨 이건희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

    인간 코의 감각 수용체는 600만개에 불과한데 개의 코는 2억개나 된다. 수영장에 커피 한 스푼만 풀어도 냄새를 감지할 정도다. 보통 개가 이런데 명견은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도 명견이 더 나올 수 있으려나. 애견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시장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는데.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교보생명, 청각장애 아동 초청 행사

      교보생명은 청각장애 아동을 둔 가정을 초청해 희망을 전하는 ‘2025 다솜이 소리빛 산타’ 행사(사진)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교보생명은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와 2019년부터 와우 다솜이 소리빛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청각장애 아동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과 언어 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청각장애 아동이 건강하고 희망찬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 2

      고대 앞 '영철버거' 이영철씨 별세

      고려대 서울 안암동 캠퍼스 앞에서 1000원짜리 ‘영철버거’로 학생들과 20년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한 이영철 씨가 지난 1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8세. 2000년 무렵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만들어 판 1000원짜리 버거가 학교 명물이 됐다. 2004년부터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지급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5일.

    3. 3

      [한경 에세이] 조각투자 제2막을 앞두고

      새로운 길은 언제나 누군가의 발자국 하나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다니지 않던 들판에도 누군가가 먼저 걷기 시작하면 희미한 오솔길이 생기고, 더 많은 이들이 따라오면 비로소 길의 형태가 갖춰진다. 국내 조각투자 시장이 걸어온 지난 시간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조각투자라는 말이 지금처럼 익숙해지기 훨씬 전, 음악저작권에 나눠 투자한다는 발상을 현실로 옮기려 했다. 그때 시장은 말 그대로 황무지였다. 제도적 토대도, 이해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뮤직카우의 역사는 한국 조각투자 시장의 역사와 겹칠 수밖에 없다.처음엔 작은 실험이었다. 음악 한 곡의 저작권료를 시장 가치로 평가할 수 있을지, 그 가치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K팝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자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패턴을 찾아냈고, 가치 평가 방식을 고도화했다. 그리고 2017년 마침내 음악저작권을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는 뮤직카우 플랫폼을 세상에 내놨다.대중적 친숙도가 높은 자산이었고, 투자 수익과 함께 문화적 만족까지 안겨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매력적인 상품이었던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고, 다행히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뮤직카우는 여전히 회색지대 안에 있었다. 혁신적 상품이라는 기대를 모으는 한편 자본시장법 밖에 형성된 조각투자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그리고 2022년 금융당국이 채권적 청구권 형태로 거래되던 뮤직카우의 상품에 ‘증권성 판단’을 내리며 조각투자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뮤직카우의 사례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