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선 매주 금요일 오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책상 주변으로 직원들이 모인다. 회사 현안에 대해 CEO가 얘기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누구나 질문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에버노트에서도 매주 목요일 전 직원이 참석하는 ‘계단회의’를 연다. 본사 건물 내 4층과 5층 사무실 한가운데 천장을 뚫어 만든 계단에 앉아 CEO 얘기를 듣고 새로 입사한 직원과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본사 1층 정문 바로 앞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는 임원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번갈아 바리스타로 나선다. 부서나 직급에 관계없이 회사 내 다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누려는 취지다.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여러 사람이 정보를 나누고 참여해서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이기 때문”이라며 “공개와 공유라는 열린 문화가 있어야 효율적인 소통과 토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사무실은 칸막이가 없고 곳곳에는 메모 공간이 있다. 팀원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 모든 벽면은 누구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도록 화이트보드로 만들었다. 우연히 만난 다른 팀 동료와도 벽에 뭔가를 써가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모든 임직원들의 책상 크기는 모두 똑같다. CEO도 직원들 옆에 책상을 나란히 두고 앉는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업무 공간이 넓어지고 임원이 되면 ‘자기만의 방’에 ‘갇혀’ 버리는 국내 회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구글에서는 개인의 회의 일정과 팀별 회의 내용까지 내부 시스템을 통해 공유한다. 기업용 플래시 스토리지 전문 기업인 퓨어스토리지는 모든 회의실을 투명하게 만들어 어떤 팀이 회의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퓨어스토리지 관계자는 “사내 작은 일이라도 모두에게 공개한다”며 “일 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높아지면 임직원의 창의적인 활동에 에너지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레드우드시티, 마운틴뷰=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