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가정신인가] "등대 숙박까지 판다"…실행력 남다르면 뻔한 창업아이템도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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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혁신기업의 산실, 실리콘밸리를 가다
(3)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이 관건 - 미대 나온 청년 백수들, 톡톡 튀는 사업화로 인생역전
"문제 찾는 건 아이디어, 거기에 누구도 못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기업가 정신"
(3)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이 관건 - 미대 나온 청년 백수들, 톡톡 튀는 사업화로 인생역전
"문제 찾는 건 아이디어, 거기에 누구도 못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기업가 정신"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리지드) 졸업생인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가 2007년 “이런 서비스를 통해 사업하면 어떻겠느냐”고 묻자 지인들은 “설마 그걸로 돈을 벌겠다는 건 아니지”라고 반문했다. 부모님도 명문 미대를 나온 그들에게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회사에 취직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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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에어비앤비엔 세계 3만4000개 도시에 수십만개 숙소가 등록돼 있다. 2009년 겨우 2만달러(약 2100만원)를 유치해 ‘데스밸리(신생기업이 자금난으로 맞닥뜨리는 도산 위기)’를 간신히 넘을 정도로 영세했지만 현재 회사 가치는 25억달러(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만난 게비아 CPO는 “공간 낭비를 줄이고 덤으로 좋은 추억까지 선사하고 있다”며 “문제를 찾아내는 건 아이디어, 거기에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실행력이 바로 기업가정신이자 창업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생활고 끝에 얻은 창업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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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업가정신인가] "등대 숙박까지 판다"…실행력 남다르면 뻔한 창업아이템도 대박](https://img.hankyung.com/photo/201402/AA.8404945.1.jpg)
에어매트 3개를 동원해 거실에 잠자리를 마련한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하루 만에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3명이 나왔다. 두 친구는 공항 픽업과 아침식사 제공까지 풀서비스를 해주고 1인당 하루 80달러를 받았다. 3명이 5일간 묵으니 한 달치 월세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게비아 CPO는 “시작은 단순한 용돈벌이였지만 그 경험은 따뜻한 추억으로 오래 간직됐다”며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신선한 문화를 접하는 값진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란 회사명도 ‘에어베드(airbed)’와 ‘아침식사(breakfast)’의 앞자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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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좌절을 맛보며 2만달러까지 늘어난 신용카드 빚에 허덕일 즈음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투자회사 와이콤비네이터 설립자인 폴 그레이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실리콘밸리 투자업계를 휘젓고 다니는 20대 청년의 고군분투 얘기가 그레이엄의 귀에까지 들어간 것이다. 와이콤비네이터의 첫 투자는 2만달러였지만 그레이엄이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엔 물꼬가 텄다. 세쿼이아캐피털 같은 거물 벤처캐피털로부터 수십억원의 투자가 이어졌다.
‘뚝심’ 실행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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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업가정신인가] "등대 숙박까지 판다"…실행력 남다르면 뻔한 창업아이템도 대박](https://img.hankyung.com/photo/201402/AA.8410481.1.jpg)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자신하면서 예로 든 도시는 서울이다. 그는 “1200만명이 사는 뉴욕에 등록된 숙박지가 2만건이 넘는데 비슷한 인구 규모의 서울엔 아직 2000개뿐”이라며 “세계 어느 곳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게비아 CPO는 자신을 롤모델로 삼으려는 창업 꿈나무들에게 얘기했다. “지금 시작하세요. 세상은 일상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줄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