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톰 번 무디스 선임 부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한국의 시장 심리와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았다.

그는 "대중국 수출이 많으므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7.5% 아래로 떨어지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 밑으로 내려가면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2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48.3으로 전망치인 49.5를 밑돌았다.

그러나 그는 올해 시작된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1997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45% 수준이었다가 2012년 62%로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도 2012년 기준 35%로 낮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번 부사장은 "경상수지 흑자, 거시 재정건정성, 풍부한 외화보유액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는 높은 수준이므로 위험요소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다.

번 부사장은 "가계부채 자체는 위기 발생요인이 아니지만, 소비지출을 제한해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며 "한국의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높은 편이나 높은 가계부채 때문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없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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