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차례 시공 안전성 논란이 일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서 16일 0시께 갑자기 화재가 발생해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25분 만에 화재가 진압됐고 인명 피해도 없었으나 이번 불로 롯데월드타워를 둘러싼 안전 논란이 다시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물산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월드타워는 123층(555m)의 국내 최고층 건물로 2016년 완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32%로 중앙 골조 부분은 62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롯데건설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화재는 47층 철재로 만들어진 용접기 보관함 내부에서 발생했고, 즉시 소방서에 연락해 25분 만에 신속히 진압했다”며 “불이 났을 때 해당 층에서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화재가 크게 번지지 않아 공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다시금 불거진 안전성 논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건설은 2011년 11월 성남비행장의 활주로를 3도가량 트는 조건으로 건축 허가가 났지만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군용기의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착공 전부터 논란에 시달렸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사고 직후에는 고층 건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롯데월드타워의 층수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어 10월에는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쇠파이프가 약 5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충격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