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 사장이 ‘듀오락’ 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명준 사장이 ‘듀오락’ 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덴마크에 자체상표를 출시했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듀오락’을 선보이는 게 목표입니다.”

쎌바이오텍은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 ‘듀오락’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종가인 덴마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외에 자체상표로 직접 마케팅을 벌이는 도전에 나선 것이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사장은 “OEM 방식으로 덴마크 시장점유율 70%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제 자체상표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년보다 크게 좋아진 지난해 실적(잠정 매출 304억원, 영업이익 94억원)도 정 사장의 자신감을 거들었다.

○유산균 종가 점유율 1위

쎌바이오텍은 그동안 유산균 종균을 바탕으로 원료 및 완제품 OEM 제조 생산에 치중했다. 해외로 수출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물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의 원조격인 쎌바이오텍은 2009년 자체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브랜드 듀오락을 출시한 이후 지난 6년간 연평균 15%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엔 90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듀오락의 판매 호조로 20%대에서 30%로 올라섰다. 정 사장은 “국내외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생산액도 2005년부터 연평균 20%씩 늘어 2012년 518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원조

조미료 제조 대기업에 다니던 정 사장은 1989년 회사 도움으로 유산균 강국인 덴마크의 왕립공대에 건너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처음 접했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뒤 1995년 쎌바이오텍을 창업했다.

2000년대 초 무리한 공장 확장으로 흑자도산의 위기도 겪었지만 정 사장은 ‘수출’로 해답을 찾았다.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 박사 출신이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워 북유럽 OEM시장에 겁없이 뛰어든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프로바이오틱스 종주국 덴마크에서 먹히자 쎌바이오텍에 대한 입소문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는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2006년 덴마크에 쎌바이오텍 인터내셔날을 설립했다.

○천연생물신약 사업 다각화

정 사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함께 천연생물신약 분야를 또 다른 캐시카우(현금창출 분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덴마크 왕립공대와 공동개발 중인 ‘유산균을 활용한 대장암 치료제’ 개발은 90%가량 마무리된 상태다. 1~2년 내에 기존 항암제와 달리 부작용 없이 대장까지 유산균 항암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프로바이오틱스 개발과정에서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에서 특허등록한 ‘이중코팅’ 기술이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이중코팅은 1차 단백질 코팅을 통해 유산균이 위에서 죽지 않고 장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기술이다. 정 사장은 “이중코팅 기술을 구강투여방식과 접목해 약 성분을 안전하게 장까지 전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프로바이오틱스

당류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장(腸) 기능 개선을 돕는 유익한 균(菌)을 말한다. 쎌바이오텍은 이 균을 동결 건조한 다음 단백질로 두 겹 코팅(이중코팅)해 장까지 전달력을 높여주는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