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마겟돈' 덮친 美…경제도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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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매 판매 0.4% 줄어 2개월째 하락
고용지표·산업생산도 시장 예상치 밑돌아
고용지표·산업생산도 시장 예상치 밑돌아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일부에서는 지난 2개월간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이상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 현상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적어도 연초에 팽배했던 미국 경제 낙관론은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줄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자동차, 가구, 의류, 외식 등 소비재의 판매량을 집계한 수치다. 이 지수는 2012년 6월 0.8% 감소한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도 소매판매가 0.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2009년 미국 경기침체 종료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며 전체 소매판매 수치를 끌어내렸다. 자동차를 제외한 1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작년 12월에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늘어났다.
하지만 날씨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각종 경기지표가 빠르게 개선됐던 지난해 하반기가 ‘반짝 회복기’였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온라인 판매를 비롯한 이른바 ‘비상점’ 유통업체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티셔츠, 모자, 벨트 등을 파는 록마운트랜치의 스티브 웨일 사장은 “폭설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고용시장 부진, 해외 관광객 감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요인을 찾아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고용 지표도 여전히 부진하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000건 증가한 33만9000건을 기록해 한 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33만건도 웃돌았다.
미 중앙은행(Fed)도 지난 1월 미국의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시장의 전망치인 0.3% 증가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한파로 인한 제조업 분야의 생산 감소를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