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회복 신호?…미탈 "올 철강수요 4% 증가"
글로벌 기업들이 올해 실적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가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올해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3.5~4%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대표적 산업재인 철강 부문에서 세계 생산의 7%를 차지하는 아르셀로미탈의 전망은 그해 경제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아르셀로미탈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각각 3.5~4.5%, 1.5~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나온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시장예상치(18만명)를 크게 밑도는 11만3000명에 그쳤고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고 있음에도 이 회사는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락슈미 미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전망은 ‘조심스런 낙관론’”이라며 “지난 수년보다는 나은 상황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나 비행기 부품 등으로 많이 쓰이는 강인강(强靭鋼·강도와 인성이 뛰어난 강철)을 만드는 스웨덴의 사브도 이날 “세계 철강 경기는 지난해 바닥을 쳤고 올해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수 소비 분야 기업에서도 희소식이 들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의류업체 갭은 이날 올 1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58센트에서 65~66센트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깨고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글렌 머피 CEO는 “8개월 연속 동일매장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 증가세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게빈 데이비스 펄크럼자산운용 CEO는 “올초 미국의 제조업, 고용 지표가 부진한 것은 기업들이 그간 쌓인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하반기가 되면 다시 회복세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