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프리미엄 시대] 특허 수입만 수십억…이공계 고소득자 넘쳐
이공계 과학자들은 전통적으로 돈보다는 연구개발(R&D) 업적을 통해 쌓은 명예를 중시해 왔다. 하지만 이공계 프리미엄으로 인해 이제 수입 면에서도 남부럽지 않게 됐다.

정강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특허 로열티를 통해 억대 수입을 올리는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10여년의 연구 끝에 바닷물에 미량으로 녹아 있는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2010년부터 5년 동안 40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급했다. 이 중 연구소 몫을 제외하고 정 연구원팀에 돌아간 기술료가 세금을 빼고도 14억원을 웃돌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팀장 A씨도 2012년 한 해 특허 로열티로만 11억8500만원을 벌었다. 그해 ETRI에서 기술료를 5억원 이상 받은 연구원은 4명, 1억원 이상 받은 연구자는 총 18명에 달했다.

매년 자체 개발한 기술(특허)로 벌어들인 수익 중 절반을 해당 연구원에게 포상금으로 주고 있기 때문이다. ETRI에서 원장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연구자는 전체 연구자의 20%에 해당하는 4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기술료 수입이 아니더라도 이공계 출신 인력의 임금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의 연소득 중앙값은 9만달러(2010년 PPP 환율 기준)로 최고 수준인 미국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불가리아 등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나라에 비해서는 4배 많은 금액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