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이 주택마련 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에 3000억원 가까이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늘어난 자본금을 바탕으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은, 주택금융公에 추가출자…2014년 상반기 중 1500억
한은과 금융위원회 등 복수의 고위 관계자는 2일 “한은이 올 상반기 안에 1500억원 안팎 규모로 주택금융공사에 출자하기로 했다”며 “정부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내년에 출자하기로 해 추가 출자 규모는 총 30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과 정부가 이처럼 추가 출자키로 한 것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저금리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마련 자금 지원은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양대 축으로 한다. 둘 다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 두 상품의 재원을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마련한다.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MBS를 납입자본의 최대 50배까지 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35배를 넘어서는 발행하지 않는다. 주택금융공사의 재정건전성이 나빠지게 되면 국가가 손실을 메워줘야 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상환액을 뺀 MBS 발행잔액도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납입자본금 1조4316억원에 이익잉여금 을 합친 자기자본금 1조6000억원의 35배인 56조원에 근접한 수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