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61% "경제장관 바꿔야"…통화가치 하락, 물가상승 불만 고조

통화 가치 폭력과 인플레율 상승으로 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에서 경제 사령탑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아르헨티나 여론조사업체 OPSM의 조사 결과를 인용, 악셀 키칠료프(42) 경제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SM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60.9%는 키칠료프 장관이 주도하는 경제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키칠료프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로 해석된다.

또 77%는 현재의 경제·사회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72%는 앞으로 상황이 악화하거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키칠료프는 대학에서 카를 마르크스 이론을 가르친 교수 출신으로 정부 개입 확대를 주장해 왔다.

2011년부터 경제차관으로 일했으며 지난해 11월 18일 경제장관에 기용됐다.

키칠료프는 2012년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를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르헨티나가 2001∼2002년의 국가부도 사태에 이어 위기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1990년대 민영화 정책을 비롯한 신자유주의 정책에 있다고 비난하는 계층은 키칠료프의 경제장관 기용을 환영했다.

그러나 인플레율 상승과 통화 가치 폭락이 맞물리며 위기가 가중되자 키칠료프 장관이 주도하는 경제팀에 대한 신뢰가 급속도로 추락했다.

지난해 공식 인플레율은 10.9%지만, 민간은 28.3%에 달했다고 주장한다.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8.54% 하락했다.

키칠료프 장관 취임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9일부터 따지면 30% 이상 떨어졌다.

이 기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주가지수는 20% 넘게 하락했다.

2011년 520억 달러에 달했던 외화보유액은 지난 24일 현재 290억6천만 달러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키칠료프 장관은 "페소화 가치 하락이 물가와 임금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과는 달리 국민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소형슈퍼마켓협의회는 페소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판매가격이 이미 5∼10% 올랐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레콜레타 지역 상인인 디에고 캄포스(42)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고, 올해가 어떻게 끝날지도 모르겠다"면서 "물가가 하도 뛰어서 생활비 계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