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정상화案 제출 앞두고 도지사 출마…강원랜드 사장 돌연 사의
방만경영 공기업으로 꼽히는 강원랜드의 최흥집 사장(사진)이 28일 돌연 사의를 밝혔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 사장은 이날 강원도청에서 열린 도지사 출마 공식 선언 자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 강원지사 후보가 될 것”이라며 “강원랜드 대표직은 필요한 절차를 거쳐 곧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7월11일로 예정된 임기 만료를 6개월여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 사장은 강릉 출신으로 강원도에서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2008년 12월부터 1년간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강원랜드 사장에는 2011년 7월 취임했다.

선거 출마는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의를 밝힌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강원랜드는 1인당 복리후생비가 연 995만원일 정도로 대표적인 방만경영 공공기관으로 꼽힌다.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공사 무역보험공사 가스기술공사 한전기술과 함께 강원랜드를 중점관리대상 기관으로 정하고 한진현 2차관이 직접 경영 정상화 작업을 챙겼다. 하지만 회사 측이 복리후생 축소에 반대하는 노조 측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노사 간 단체협상은 최근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쇄신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할 최 사장이 갑자기 사의를 밝히면서 향후 강원랜드의 경영정상화 계획 마련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 홍보부가 최 사장 ‘출마의 변’을 기자들에게 보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보부는 최 사장이 도청에서 발표한 원고와 함께 원고 요약본, 이날 찍은 최 사장 사진 두 장을 이메일로 보냈다.

하지만 소관부처인 산업부는 홍보부가 조직적으로 자료를 배포한 것에 황당해하는 기색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장이 개인 판단으로 출마한 것에 관여하긴 어렵다”면서도 “회사 차원에서 공식 자료를 배포한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