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팔트를 오가는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꽃밭에 누워 시원한 하늘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갑자기 우리 앞에 꽃과 구름을 담은 가방 하나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우리는 멈춰서서 한동안 그 놀라운 장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진작가 이민호는 ‘휴대용 풍경’ 시리즈에서 도심에 느닷없이 나타난 한 조각 전원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가방 속 풍경은 작가가 풀과 사진으로 정성스럽게 꾸며 놓은 것이다. ‘모바일 세상’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요술상자’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