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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개인정보 사고파는 암시장이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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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를 유출한 신용카드사 경영진이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 전 국민을 ‘멘붕’ 상태로 몰아넣은 이번 사건 관계자들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책임자 문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징벌적 과징금 등 처벌을 더욱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그런다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구조적인 대책을 강구하려면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가격이 매겨지며, 최종 수요자가 누구인지 등 유통 경로에 대한 조사부터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유통경로를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면 분명 개인정보의 먹이사슬이 밝혀질 것이다. 이미 수많은 개인정보가 내용에 따라 공식 가격까지 매겨져 거래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집된 개인정보가 처음에는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열사·관계사 등과 공유되다가 어느 단계를 지나면 불법적으로 유출되거나 아예 매매 과정을 거쳐 시장으로 흘러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비단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카드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통신사, 항공사, 유통업체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심지어 대학과 호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적 정보가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정보가 거래되는 정도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빅데이터 붐이 일면서 그런 유혹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빅데이터가 프라이버시를 곧바로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빙자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가공하거나 범죄에 이용할 가능성 또한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개인정보 수집이나 유통을 원천 봉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잘못하면 건당 매매가격만 높여 놓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유통시장에 대한 확실한 정보와 조사가 없이는 어떤 대책도 겉돌기 마련이다. 정보 수집과정에서 개인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럽연합(EU)에서 주장하듯이 수집된 개인정보의 유통 권한을 개인이 갖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개인정보 보호 체계의 프레임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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