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경 청년신춘문예 시상식이 17일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렸다. 시상식 뒤 김탁환 소설가(앞줄 왼쪽부터), 최승호 시인, 올 신춘문예 당선자 김의경 씨(장편소설), 간유미 씨(시나리오), 이소연 씨(시),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강유정 영화평론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2014 한경 청년신춘문예 시상식이 17일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렸다. 시상식 뒤 김탁환 소설가(앞줄 왼쪽부터), 최승호 시인, 올 신춘문예 당선자 김의경 씨(장편소설), 간유미 씨(시나리오), 이소연 씨(시),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강유정 영화평론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오랫동안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청년 신춘문예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 심장소리를 평생 잊지 않고 쓰겠습니다.”

올해 2회째를 맞은 한국경제신문 청년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당선자 김의경 씨(35)는 17일 서울 중림동 한경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신춘문예 당선작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곳은 한경밖에 없다”며 “한 달 전까지 ‘문학청년’이었던 내가 곧 책을 발표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시 부문 당선자 이소연 씨(31), 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간유미 씨(25)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 ‘뇌태교의 기원’으로 당선한 이씨는 죽은 물고기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경쟁했던 원효와 혜공의 이야기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이 땅의 시인들도 자신이 가져다 쓴 언어들이 죽지 않고 살아서 헤엄치기를 얼마나 바랐을까 싶다”며 “많은 선배 시인들이 그랬듯 언어적 살생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진심을 다하는 시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남편인 이병일 시인과 함께 ‘부부 문인’이 된 그는 “원효와 혜공이 도력을 경쟁하던 게 꼭 시로 매일 경쟁하는 우리 부부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나리오 당선자 간씨는 “글을 쓰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 수상이 도약의 계기가 됐다”며 “한경 신춘문예를 통해 받은 힘을 바탕으로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기웅 한경 사장을 비롯해 심사를 맡은 최승호·김기택·권혁웅 시인, 장은수 문학평론가, 김탁환 소설가, 장철수 영화감독, 손정우 시나리오작가, 강유정 영화평론가, 당선자 가족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당선자의 친구와 동료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당선자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당선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

최 시인은 축사에서 “4년에 한 번 ‘재심사’를 하는 국회의원과는 달리 신춘문예를 통과해 작가가 됐다면 평생 작가”라며 “때로는 글이 나오지 않는 외로운 시간도 찾아오겠지만 겨울나무처럼 이겨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 사장도 축사를 통해 “작가는 어둠을 말함으로써 빛을 찾아내고, 세상의 본질을 찾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길에 첫발을 내디딘 당선자들에게 한국경제신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