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연봉킹' 야후 떠난다
미국 실리콘밸리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야후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엔리케 데 카스트로(48·사진)가 회사를 떠난다. 광고 실적 부진과 머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 등이 사임 배경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후는 이날 카스트로가 16일부로 사임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카스트로는 ‘야후의 2인자’로 통했다. 구글 출신인 메이어가 직접 구글에서 스카우트해 온 인물인데다 회사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 사업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야후의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두 배 이상 올랐지만 광고 사업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페이스북, 구글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 야후의 매출은 전분기보다 5% 감소한 11억달러를,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줄어든 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마크 매헤이니 RBC캐피털마켓 이사는 “최근 야후의 실적에서는 턴어라운드 조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메이어는 2012년 10월 카스트로를 발탁하면서 4년간 고용하는 조건으로 6200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약속했다. 연봉 기준으로 CEO보다 더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저조한 실적 앞에서 메이어와 카스트로의 사이도 벌어졌다.

ADVERTISEMENT

WSJ는 익명의 야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카스트로가 오고 몇 달 뒤부터 실적 압박이 거세지면서 두 사람 간 사이가 틀어졌고, 그 이후 팽팽한 긴장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야후는 2012년까지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에 이어 2위 사업자였으나 지난해 페이스북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카스트로는 올초 열린 라스베이거스 가전 쇼 CES 현장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또 야후 미국 총괄 부사장, 마케팅 담당 임원들과도 내부 권력 다툼으로 갈등을 빚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