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 치르는 2015학년도 외국어고·국제고 입시부터 상대평가 방식의 영어 내신이 반영돼 수험생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자기소개서에 공인 영어성적인 토익 토플 등 이른바 ‘스펙’을 기재하면 면접 점수가 0점 처리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학년도 외고·국제고·자사고 입학전형 개선 방안’을 7일 발표했다.

외고·국제고 입시, 영어 내신 부담 늘어나

○“중3 성적 부담 커질 듯”

내신 영어성적과 출·결석 결과로 1.5~2배를 뽑은 뒤 2단계 면접으로 선발하는 외고·국제고 입시는 올해부터 다소 변경된다. 중2·3 모두 상대평가로 성적을 반영하던 것을 올해부터 중2는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도 평가(A·B·C·D·E등급)를, 중3은 기존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를 적용한다. 중2의 내신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연차적 도입 방침에 따라 1학년(2012학년도)부터 절대평가 체제에서 교육받아왔던 학생들이 올해 3학년에 상대평가로 전환돼 오히려 부담이 늘었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3년 내내 상대평가를 받았던 현 중3(올해 고교 진학)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 체제에서 시험을 쉽게 내던 학교들이 올해 중3 영어 시험을 변별력 확보를 위해 어렵게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올해 중3인 학생들은 상대평가 성적으로 외고·국제고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석차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늘교육에 따르면 절대평가 체제에서 작년 1학기에 영어 A등급(90점 이상)을 받은 중2 학생 비율은 전국 평균 21.7%에 달한다. 서울시만 따져도 영어 A등급 학생 수는 2만1574명으로 서울권 외고·국제고 정원 1832명의 12배에 달한다. 상대평가 체제로 바뀌면 1등급(4%)은 3967명, 2등급(11%)은 1만911명으로 절대평가 A등급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스펙’ 기재 금지

교육부는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자기계발계획서 명칭을 자기소개서로 바꾸고 분량을 2300자에서 1500자 이내로 줄였다. 1단계 추첨, 2단계 면접으로 진행하는 서울 지역 자사고 25곳은 1200자 이내다.

또 자기소개서에 어학인증시험 점수나 교내외 경시대회 입상 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여부 등을 쓰면 면접 점수를 0점 처리하도록 했다. 외고·국제고 입학전형은 1단계 내신성적이 160점, 2단계 면접이 40점이며 자사고는 2단계에서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므로 면접에서 0점을 받으면 사실상 입학이 불가능해진다.

박성민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그동안 감점 기준을 학교별로 정하도록 했더니 자기소개서 기재 금지 사항을 써도 0.1점만 감점하는 사례가 생겨 이번에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으면 면접 항목 배점의 10% 이상을 감점하도록 명확히 했다.

세종=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